방송위원회가 하나방송이 제기한 SO 전환 소송에서 패소함에 따라 거제. 마산·고성·통영 권역 케이블 TV 시장의 판도 변화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방송위가 아직 판결문을 받아보지 않아 항소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지만 여러 상황을 종합해 볼 때 경쟁 체제로 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방송위는 이달말 나오는 판결문을 정밀히 검토한 후 항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방송위가 항소하지 않거나 항소 이후 최종 판결에서도 법원이 원고인 하나방송의 손을 들어줄 경우 하나방송의 SO 전환은 승인된다.

이렇게 될 경우 이 권역 케이블 시장은 독점 체제에서 경쟁 체제로 바뀐다. 케이블방송 사업자가 97년 허가를 받은 CJ케이블넷 마산방송 하나에서 18개 중계유선 사업자(RO)로 구성된 하나방송 등 2개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우선 경쟁 체제가 되면 양측은 가입자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여 가입자들 입장에서는 좀더 질 좋은 서비스 등 많은 혜택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양측의 경쟁으로 영화·스포츠·뉴스·바둑 등과 같은 인기채널이 값싸게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마산방송과 중계 유선업자들은 지난 2002년 SO 전환 과정에서 가입자 확보·유지를 위해 주먹이 오가는 등 몸싸움까지 벌인 전력을 감안해 볼 때 양측간 싸움이 재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반면 방송위가 항소해 고등법원에서 승소할 경우 대법원까지 가는 지루한 법정 다툼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방송은 지난 2002년 방송위의 결정에 불복해 같은 해 12월 ‘종합유선방송사업승인거부처분신청취소’ 행정소송을 재기해 1심 판결을 받는 데 1년 4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때문에 고법·대법으로 이어지는 법정 다툼 기간도 얼마나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중계유선업자들은 “방송위가 고법에 항소해 시간이 얼마나 걸리더라도 대법원까지 갈 준비가 돼 있다”며 1심 판결에 고무돼 끝까지 시시비비를 가려보자는 분위기다.

법정 다툼이라는 양자간의 문제와는 달리 케이블 방송 시장에서는 진주의 서경방송과 김해의 가야방송, 창원의 경남방송, 마산의 마산방송과 같이 한 권역에 1개의 케이블방송 사업자밖에 없어 요금 인상에 따른 마찰이 계속되고 소비자들의 채널 선택권은 계속 제약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남도민일보 박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