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진은 1905년 경남 거제시 둔덕면 산방리(일부 문헌이나 자료상에는 통영시가 고향이라고 하지만 잘못된 것임) 출생. 일본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극작가로서 일제의 국책극(國體劇) 추진운동자의 일원으로 큰 활약을 했다.
그는 일제말기 전시 체제하에서 국민연극 이론과 연극을 완성한 사람이었다. 조선 총독부는 '국민문학을 통하여 '내선일체'와 '대동아 평화'를 역설하였다. 이로서 조선 문인들은 '조선문인협회'를 조직하여 국민문학의 선봉자로 나섰다. 동랑은 조선문인협회 가입하면서 김동환, 최재서, 백철, 정인섭 등과 함께 국민문학의 중추적 인물로 부각되었다.
이 영향은 각 분야로 파급되는데 연극계에서는 유치진이 '국민극' 이론과 창작 양면에서 기여했다. 그는 [신극과 국민극]이라는 평론을 쓰면서 국책극으로 나아가기를 주창하였다.
그 외도『매일신문』1941년 1월 3일에 [국민연극수립에 대한 제언]을 게재하여 "국민극은 신체제에 부합한다"라고 말해 일본의 정책을 적극 선전하고 나섰다.
이처럼 유치진은 1940년 이후로 황민화연극(국책극)의 이론을 정립하고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역할을 담당하였다. 그는 "일제의 국책극 추진운동자의 일인으로서 1941년 6월 극작가 동호회원들의 소위 이념을 체득하여 그에 부합하는 희곡 생산에 노력한 바 있었는데, 그 기본적 사실로는 1941년 7월 국민극 희곡 모집을 할 때 그는 극단측 심사원으로 송영과 함께 참획하였고, 또 1942년 4월 국책연극 <북진대>를 원작하였는데, 이것은 대화숙 주최로 부민관에서 3일간 공연하였고, 그외에도 그는 1943년 11월 국책 경연극 <황해>(함세덕 원작)를 연출 하는 등 그 방면에 활동한 바 있다.
1940년 12월 23일 조선연극협회가 결성되면서, 전 조선의 극단을 통합함으로써 전시체제에 부합하는 "국가 이념에 기할 새로운 연극 이상의 지도자와 연극인 상호간의 친목을 그 목적"으로 결성되었다. 그는 [연극계의 회고]라는 굴에서 조선연극협회가 "……… 신체하의 국민연극은 대열(擡閱)하고 그 이론과 실천의 제일보가 금년 연두로부터 개시된 것이다" 라고 말했다.
이러한 실천은 1941년 3월 총독부 연극 담당 사무관 나라데가 주도하여 직접 현대극장을 결성하여 국민연극을 표방하면서「흑룡강(黑龍江)」(1941. 6)을 출품했다. 유치진은 이 작품에 대해 '만 2년에 걸쳐 5차의 퇴고를 거듭한 조심 루골(彫心鏤骨)의 야심작'이며,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기질에 다이나믹한 박진력을 살려, 보다 높은 이념으로 승화시킨 낭만을 내 나름대로 추구한 작품'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만주를 낙토로 설정, 우리 민족을 개척 이민으로 보낼 목적이었다. 이어서 [흑경정(黑鯨亭)](1941. 9), [북진대(北進隊)](1942. 10월까지 공연) 등을 공연하였다.
여기서 [북진대(北進隊)]는 친일파 이용구의 활동을 그리고 있다. 그는 [북진대여화(北進隊餘話]라는 글에서 다음과 같이 주제를 말한다.

"……… 희곡 북진대를 주제가 돼 준 명치 37∼38년(1904∼1905년) 일러전쟁때, 일본군을 도와 경의선 군용철도 가설과, 일본군수품 수송과, 러시아군의 내정정찰 등을 하다가 불행히도 죽음을 당한 동학당원 즉 일진회원의 영령이 모셔져 있다.(시천교당내)
나는 그 영전앞에서 부끄러워 잠시 우두커니 서있었다. 동아의 풍운을 좌우했던 이씨조선사의 최후를 비춰진 그들의 영혼이, 이처럼 가까이에 모셔져 있다고 생각해서 였다 ………(최운섭은) 이용구선생과 함께 군수품수송대에 근무한 경력이 있다. 대동일진회의 간부중 한 사람이다. ……… 그외 직접 부역한 여러분들도 많다. 나는 그를 비롯한 노인들에게서 당시의 추억담을 잘들었다. 이 숭고한 체험담을 들을 때는 반드시 그것을 주제로 한 작품을 써 보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혔다. 다행히도 그 기회가 이번 경성대화숙을 통해되었다. 나는 자신의 숙원이 이룬듯한 기분이었다. 이번의 임무가 단시간이면서도 아름다웠던 것도 그 이유였다."
라고 작품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희곡 북진대(일진회)는 1904년 8월부터 시작해 다음해 3월에 완전하게 결성되었다. 일진회는 1904년 8월 18일 윤시병을 회장으로 유신회가 발기되고, 2일후에는 회명을 일진회로 개명했다. 회장은 역시 윤시병이었지만 회원은 경성을 중심으로 해 300명이상이었다.
이는 조선인 부역자들이 만주철도를 부설하는 과정을 설명하면서 주요 군수품 수송수단으로써 만주국을 수립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역설하는 연극임을 볼 수 있다. 그는 "최근 시국을 볼 때 근로봉사자들이 열심 봉사하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또한 "멸사적 봉공정신으로 동아건설을 한다는 의지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라고 북진대를 극찬하고 있다. 이는 이용구의 활약은 대동아 평화와 황국신민으로써 당연한 도리임을 역설함이라고 볼 수있다. 그는 북진대 연극을 통하여 조선인들이 부역함을 극찬하고 "대동아건설의 이상을 논하고 당시의 청년조선의 마음을 심화시켰다"고 희곡을 쓴 이유를 말하고 있다.
또한 그는 "한일한방에 의연히 매진함으로써 조선이 나아갈 길을 명시한 것으로, 금일의 내선일체는 명일의 대동아 건설의 초석이 된다는 선구자적 기개를 그려낸 군중극이다" 라고 강한 어조로 말하였다.
다음으로 그의 [대추나무]는 '분촌운동(分村運動'을 다루고 있는 작품으로 만주로의 강제이민정책의 일화를 그리고 있다. 이 당시 일제는 1942년부터 만주개척민(이민) 제2차 5개년 계획으로 만주바람을 대대적으로 일으켜 나갔는데, 이 희곡도 그런 입장에서 만주를 미화하고 만주이민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이 희곡은 분촌운동을 통해서 만주땅에서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이처럼 분촌운동은 전 조선인을 만주로 이민함으로써 사회적 불안과 생산확산운동 일환으로 전개되었다. 이에 유치진은 {매일신문}에 [개척과 희망](1942. 7. 30∼8. 5)이란 글을 게제하여 만주개척이민을 홍보하였다. 또한 그는 [만주분산개척민촌을 보고]({춘추}1942. 9)라는 기행문을 게제하였고, [개척농민시찰](좌담회) 등 만주개척이민에 대한 홍보를 펼쳤다. 이는 그의 작품 [대추나무]와 같은 맥략에서 이해될 수 있다.
유치진은 현대극장을 운영하면서 조선연극협회와 총독부 정책을 홍보하는 연극을 지방을 순회하면서 펼쳤고 내선일체에 담긴 내용을 공연하였다. 이에 조선연극협회 주최 총독부 정보과 후원으로 1942년 9월 중순부터 약 2개월에 걸쳐 경성 부민관에서 개최된 연극경연대회는 전조 20여 단체중 엄선된 아랑, 고협, 청춘, 성군, 현대극장의 5단체가 출장 경쟁하였다. 이 대회는 총독부상, 작품상으로 정보과정상이 있었고, 그 외에도 연기상, 연출상, 장치상 등이 설정되어 있다.
유치진은 경연대회에서 작품상을 수상하였다. 작품은 [대추나무]로 개척이민에 대한 부분인데 이후에 총독부 상을 받았지 않았으며, 총독부의 지시에 따른 소극적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 논쟁은 해방이후 개작하여 발표한 「왜 싸워」에서 발단하였다.

유치진의 일제말기에 각 단체활동
유치진은 일제말기에 조선문인협회에 적극 참여하여 임원으로 활동하였다. 그는 만주개척이민, 국민연극 이론을 만들었는데 이는 내선일체와 황민화에 따른 조선인의 역할을 담았다. 그는 협회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였다.
조선문인협회는 1939년 10월 29일에 결성하면서 시국강연회, 전쟁문학의 밤, 해군견학단 파견, 결전문예좌담회, 기타 황민문학 건설과 총력운동, 신도실천의 모든 부문에 걸쳐서 전개되었다.
이밖에 문단의 중요행사로 1942년 이후 매년 1회씩 3회에 걸쳐서 개최된 대동아문학자대회가 있었다. 대동아의 문예부흥을 목표로 내걸었던 일본의 전시문화공세의 한 종류였다. 대회에는 불령(佛領) 인도지나·태국·필리핀·버마·자바 등 남방 위성국가도 참여시킬 예정이었으나 제공·제권을 상실하고 있던 관계로 남방 각국이 불참한 채 일본·만주·조선·대만·중국(화친파)의 문학자 대표들로서 대회가 진행되었다. 대동아문학자대회의 개최지 및 조선측 대표 명단은 다음과 같다.

제1회 : 도쿄 - 박영희 유진오 이광수 가라시마(辛島 驍) 쓰다(津田剛)
제2회 : 도쿄 - 유치진 김용제 이석훈(불참석) 유진오 최재서 쓰다
제3회 : 남경(南京) - 김팔봉 이광수
다음으로 유치진은 국내에서 진행된 "부여신궁의 창설"에 참여하였다. 이는 총독부 미나미 총독이 내선일체의 역사가 멀리 백제시대에 소급한다고 해서 이른바 일선동조근론(日鮮同祖根論)을 주장하였다. 즉 "1천3백년 전 6대 제왕(諸王)의 120년 동안 일본과 삼국, 특히 백제와 골육에 지나진 관계"가 있었다 해서, 그 유적지라는 부여에다 부여신궁을 건설하였다. 1940년 7월 30일, 미나미 이하 각계 요인 참석하에 기공식, 즉 지진제(地鎭祭)를 거행했으며, 총 경비 300만원 예산이던 이 부여신궁에는 백제와 교섭이 깊었다는 일본의 오오진(應仁)천황·사이메이(齊明)천황·덴찌(天智)천황과 징구(神功)황후의 영을 모시게 하였다.
1941년 5월 24일 신봉조(辛鳳祚, 辛島純)가 회장이던 황도학회도 성추부대를 모집 파견하였다. 문화진영에서는 1941년 2월 9일에 문화인 성추부대를 결성 파견했다. 유치진은 조선연극협회 임원로써 참여하였다. 또한 부여신궁(夫餘神宮)에 관하여 [아름다운 신도(神都)]({新時代} 1941. 3)라는 제목으로 글을 게재하였다.
1941년 8월 12월에 열린 조선문인협회 간부회는 새 역원을 선정하였는데 유치진은 간사로 임명되었다. 1942년 2월 28일에 [싱가포르 함락과 문화인의 감격]({매일신문})이란 난에 그는 [축 싱가포르 함락]이란 제목으로 감격된 소감을 썼다. 또한 1943년 4월 17일 조선문인보국회 임원 선출에 유치진은 상임이사로 임명되었다.
마지막으로 8·15가 오기 전 1945년 8월 13일 경성에서 각오도 비장한 결전 문인 진용을 굳게 하는 조선문인보국회는 새 역원을 선출하였다. 그는 평의원으로 선출되었다.
유치진은 해방과 더불어 동국대 교수, 예총회장, 서울연극학교 교장, 극작가회협회 회장 등을 역임하였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연극사에 남을 업적을 이루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같은 민족을 전쟁터로 몰려가는데 지원하기도 하였다.
그는『국민문학』1943년 6월호에 발표한 [싸우는 국민의 자세]를 통하여 이렇게 말했다.
"다행히 일선의 황군(皇軍)이 굳게 전선을 지키고 있는 덕택으로 우리는 적의 위협을 직접 받지 않고, 일상생활에 다소의 부자유를 느끼면서도 너무나 안이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우리의 마음은 때때로 해이해져, 우리나라가 지금 정전의 와중에 있다는 것조차 잊어버리기도 한다. 세계의 지도는 지금 색깔이 바뀌고 있는 중이다." 라고 대동아공영권으로 나아가는 것을 역설하였고, 조선민족의 청년들이 전쟁터에서 죽어 가는 것을 극찬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