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의회가 도교육청의 재의요구에도 불구하고 `우리 농산물`을 사용하게 하는 학교급식조례안을 원안가결했다.

도의회는 25일 재적의원 45명중 37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215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도교육청이 우리 농·수·축산물을 공급토록 한 규정이 GATT 및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위배된다며 재의를 요구해 온 학교급식조례안을 만장일치로 원안 가결했다.

경남학교급식조례는 지난해 12월 도의회 제210회 임시회에서 `우리 농산물` 사용과 `교육감이 예산지원`을 주요 골자로 전남과 전북에 이어 전국 3번째로 제정했다.

당시 도의회는 농산물 앞에 `우리`와 `우수` 중 어느 것을 붙일지와 또
예산 지원을 `교육감`과 `도지사`중 누구로 할지를 두고 논란을 벌였으나
학교급식의 안정성과 질을 높이고 농업을 살리기 위해 `우리`와 `교육
감`을 선택했다.

김기호 교육사회위원장 권한대행（거제 2）은 “도의회는 학생들에게 양질의 급식을 제공하는데 비중을 뒀다”며 “그러나 상위법인 급식법 개정시행령에 품질이 우수한 농산물 지원조항이 마련돼 있는 등 조례상 흠결이 있는 만큼 공포가 되면 개정을 통해 보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원안이 가결되자 `학교급식조례개정과 조례제정을 위한 경남연대`는 미리 준비한 성명을 통해 “이는 320만 도민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학생들의 건강권을 지켜냄과 동시에 날로 피폐해져 가는 우리의 농촌에 한 가닥 희망을 심어 주는 결정이다”며 “도교육감이 대법원에 제소하더라도 15개 시·도본부와 공동으로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가결된 조례안은 도교육청이 20일내 대법원에 제소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발효되고 도교육청이 조례를 공포해야 개정을 요구할 수 있어 도교육청이 조례효력정지 가처분신청과 함께 조례 무효소송을 제기할 지， 개정절차를 밟을지 주목된다.

이와관련， 도교육청 관계자는 “우리 농산물을 사용할 경우， 현재 초·
중·고·특수학교를 포함해 52만여명이 먹는 급식 식자재비（일반 농산물）
가 1천300억원에 650억여원이 추가로 더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재정 확보가 가장 큰 문제”라고 밝혔다.

또 “학교급식법 시행령 제7조에 의거해 이미 교육감이 지원하고 있지
만， 동법 시행령 제7조 5항이 지난 2003년 12월31일자로 신설 개정됨에 따라 도지사 및 시장 등은 학교 급식에 품질이 우수한 농산물이 사용될 수 있도록 식품비를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품질이 우수한 농산물과 지원（예산） 주체는 지방자치단체장（도지사， 시장， 군수）이 하고， 도교육청은 지도 감독하는 것이 오히려 현실적이지 않느냐”고 전제한 뒤 “앞으로 학교급식지원조례로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전북도교육청이 지난 1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학교급식조례에 위법성이 있다며 대법원에 무효확인청구소를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