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 훼손·방파제 기능 상실…대책 시급 지자체 등 '극소량에 불과하다' 뒷짐만
한려 해상공원의 일부인 경남 거제시의 관광자원이자 명물로 유명한 해변 몽돌밭들이 행정당국의 무분별한 공사로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경남도 등은 지난 4월부터 지난해 태풍 '매미'로 무너진 해안 옹벽 복구 공사를 진행하면서 포클레인 등으로 몽돌밭을 무차별적으로 파헤쳐 천혜의 관광자원을 훼손하고 있다.

또 이 공사를 진행하는 시공업체가 해안 옹벽 복토 공사에 투입되는 토사에 몽돌을 섞어 넣는 장면이 주민들에 목격돼 반발을 사고 있는 등 몽돌밭이 영구히 사라질 우려마저 사고 있다.

28일 거제시에 따르면 일운면 망치 해변의 경우 태풍으로 유실된 1·5㎞ 길이의 해안 옹벽 복구 공사를 하면서 시공업체가 해변에 있는 일부 몽돌을 공사자재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부면 함목 해안에서는 특히 시공업체가 1㎞ 길이의 해안 옹벽 공사를 하면서 몽돌밭을 포클레인으로 갈아내고 콘크리트타설 현장에 몽돌을 투입했다며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마을 주민 김모(44)씨는 '수백만년 또는 수천만년에 걸쳐 형성된 몽돌들이 해안절경을 이루고 태풍 해일 등 천재지변으로부터 주민을 지켜주는 방파제 역할까지 하는데 거제시가 태풍 '매미' 이후 수해복구 공사를 하면서 몽돌밭을 파괴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거제시 관계자는'몽돌을 포클레인으로 갈아내는 것은 해안옹벽을 복구하는 공사를 진행하는 데 불가피한 공정'이라고 전제한 후 '파헤친 몽돌은 다른 곳에 보관했다가 다시 해변으로 옮겨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또 일부 몽돌이 옹벽 공사 자재로 투입됐다는 부분에 대해선 '극소량에 불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최근 시공업체들이 주민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몽돌 유실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공사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려해상국립공원지역인 남부면 여차·함목,일운면 망치 해변 등은 몽돌밭이 자연 경관과 어우러진 해수욕장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으나 특히 최근 관광객들에 의해 밀반출되는 사례가 많아 마을 주민들의 입장에선 몽돌 관리가 현안이 되어왔다.

<부산일보 장영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