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사태'이후 중금속오염 '이슈' 급부상

전국의 폐광 주변 지역이 오염방지 시설 등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 고성군 주민들이 10여년전부터 통증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지자전국 주요 폐광지역 등에서 이타이이타이병 공포가 확산될 우려를 낳고있다. ‘아프다, 아프다’란 뜻의 이타이이타이병은 일본폐광 지역에서 발생한 만성 카드뮴 중독에 의한 공해병이다

이번에 뼈마디가 쑤시고 심한 요통과 관절통 등을 호소하는 이타이이타이병 의심환자가 발생한 경남 고성군 삼산면 병산마을 이외에도 경남 도내에 토양오염이 우려되는 폐광산이 46개소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산마을에 거주하는 서모(80)씨는 환경단체가 지난 3일 이 마을주민 상당수가 전형적인 이타이이타이병 의심환자라고 문제를제기하자 “아무것도 모른채 반평생을 고통으로 살아 온 것이 너무 서럽다”며 폐광을 방치한 관계당국을 원망했다. 행정당국의 대응이 지지부진하자 환경운동 연합은 법률진, 의료진 등 전문가들을 투입 직접 진상규명에 착수했다.

거제시 하청면 덕곡리 해안에 있는 거제광산도 지난 86년 문을 닫았으나 아직까지 광업권이 소멸되지 않은데다 오염방지사업 계획에 포함되지 않아 폐광산 관리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거제환경운동연합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거제광산 주변에서 카드뮴, 수은, 납, 크롬 등 중금속이 다량 검출돼 이 일대 바지락 양식장을 황폐화시키고 있다. 주민들이 이곳에서 채취한 굴을 먹고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나타낸 일도 있다.

또 거제환경운동 연합은 이번에 문제가 된 고성지역에도 다량의 '녹색굴'이 발견된 점을 중시하고 몇년전 덕곡해얀에서 다량 발견됐던 '녹색굴'과의 폐광과의 상관관계 등을 정밀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