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팬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네덜란드산  액션영화 '소울 어쌔신'이 11일 선을 보인다.

    주인공은 거대 금융회사의 중역인 케빈(스킷 울리히). 부사장으로 승진한 날 여자친구 로잘린(니브 캠벨)에게 프로포즈를 하려고 하지만 그녀는 눈 앞에서  무자비하게 살해당한다. 이제 남은 것은 범인을 찾아 복수하는 일. 하지만  인터폴(국제경찰)은 그를 오히려 살인범으로 지목하고 뒤를 쫓는다.

    살인 누명을 쓴 남자가 여자친구 혹은 부인의 복수에 나선다는 설정이 흔해  보인다고? 하지만 영화는 이런 성급한 예상보다 훨씬 더 복잡하게 꼬여 있다.  케빈이 범인으로 지목한 사람은 케빈의 회사 때문에 사업이 짓밟힌 니콜라이.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그로부터 빼앗은 디스켓은 인터폴이 이용하는 보안 시스템이 사용되고 있다.

    수상하기는 직장 상사로 자신을 특별히 아껴주던 칼도 마찬가지. 니콜라이가 유력한 용의자라는 것은 칼이 귀띔해준 얘기다. 이제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는 듯. 니콜라이와 은행 조직 사이에서 혼란을 느끼던 케빈은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며 복수의 대상에 한 걸음씩 다가간다.

    기본적인 설정은 익숙하지만 영화가 후반으로 들어갈수록 점점 더 꼬여가는  것은 미스터리물인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면서 동시에 관객들에게 흥미를 떨어지게 만드는 단점일 수 있다.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인 로런스 말킨 감독의 현란한 화면도 관객들을 혼란 속으로 빠뜨리는 데는 효과적인 듯하지만 감각적인 즐거움에만 만족하기에는 너무  과잉돼 있어 보인다.

    주인공 스킷 울리히는 '스크림'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등에 출연한 바 있는 유망주. 테사 역의 크리스티 스완슨은 '마네킨2'나 '다락방에 핀 꽃'으로  한국에도 얼굴이 알려진 연기자다. 18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96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