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언론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국민들 대다수가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결과는 한국일보가 창간 50주년을 맞이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나타난 것으로, 17대 총선 이후 열린우리당이 사법개혁과 함께 언론개혁을 참여정부 2기의 주요과제로 밝힌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국일보가 9일 자로 보도한 바에 따르면, 언론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응답자의 대다수인 85.2%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구체적으로는 '매우 필요하다'가 32.9%로 나왔고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52.3%로 조사됐다. 반면 '전혀 필요 없다'와 '별로 필요 없다'는 각각 1.6%와 7.9%로 나타났다.

가장 시급하게 언론개혁을 해야 할 분야로는 응답자의 50.7%가 방송을 꼽아, 신문(30.3%)과 인터넷(13.9%)에 비해 방송을 우선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의견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이는 현재 신문과 방송개혁 우선론을 두고, 언론계와 시민단체 일각에서 우선순위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하지만 응답자의 성향과 지역적 분포도에 따라 '신문-방송개혁 우선론'이 갈리는 양상을 보였다. '방송개혁을 우선적으로 해야한다'고 꼽은 사람은 50대(60.2%)와 가정주부(59.0%)가 압도적으로 많고, 지역적 분포에 있어서도 대구·경북이 63.2%로 높게 나타난 반면, '신문개혁을 우선해야 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화이트칼라(40.7%)의 비중이 높았다. 지역적 분포에서도 서울(40.5%)과 광주·전남·전북(43.4%) 지역에서 신문개혁을 우선해야 한다고 응답해 차이를 보였다.

국민들은 언론개혁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추진 주체세력으로 시민단체(44.8%)를 꼽아, 정부와 여당에 의한 언론개혁 추진에는 반대의사를 밝혔다. '언론자율에 맡긴다'는 33%로 나왔고 국회와 정부라고 응답한 사람은 각각 9.9%와 6.8%에 그쳤다. 또한 언론이 갖고 있는 최대문제점으로 58.1%가 '편파보도를 통한 여론의 왜곡'이라고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조사는 한국일보가 창간 50주년을 맞아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미디어리서치와 함께 전국의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이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