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공사가 시행하는 거제시 장평2지구 택지개발사업이 일부 지주들의 반발'로 보상협의위원을 고소하는 등 진통을 겪고 있어 상당기간 이 사업이 지연될 전망이다.

이 사업을 극력 저지하고 있는 일부 지주들로 구성된 장평제2지구 택지개발대책위는 "날조된 주민동의서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보상가격이 현실가보다 훨씬 낮아 보상금을  수령할 수 없다"며 이 사업을 원천적으로 저지할 것을 결의해 둔 상태다.

대책위는 주민동의서 위조에 관여한 보상협의위원 반모씨 등 지주 3명을 고소해 놓고 있으나 반모씨는 불구속 입건으로, 김모씨는 기소중지하고 토지공사관계자들은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하자 항고 및 재항고로 법정투쟁을 계속하며 저지투쟁을 하고 있다

이에  토지공사는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 주민동의를 받았을 뿐 주민동의가 반드시 필요하지 않는 공익사업"이라며 보상작업을 강행하고 있다.

지주 반발
대책위는 지난해 3월 119명 지주 명의로 토지공사에 제출한 사업시행 추가 동의서가 날조됐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지주들이 감정평가사 선정 공문 제출때 만든 79명 명단에 날조된 40명이 추가됐다는 것이다. 추가 동의서에 이름이 들어있는 정모(57.아주동)씨는 "내 글씨와 도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복원(67) 대책위원장은 "토지공사와 보상 문제를 전담하기 위해 만든 지주측 보상협의회 위원들이 지주 총회를 거치지 않고 동의서를 제출했으므로 효력이 없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지난해 8월 엉터리 동의서를 제출한 김모(49.신현읍 장평리).반모(51.신현읍 장평리)씨 등 보상협의회 위원 2명과 토지공사 관계자 등 3명을 사문서 위조 등 혐의로 창원지검 통영지청에 고소했다. 검찰은 최근 반씨를 불구속 기소하고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김씨를 기소중지했다.

대책위는 검찰이 토지공사 관계자를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하자 항고, 재항고 등을 계속하며 반발하고 있다. 청와대와 국민고충처리위원회 등에도 탄원서를 제출했다.

또 지주들은 낮은 보상가 때문에 보상금 수령을 거부하고 있다.

73명의 지주들은 지난 4월 보상금을 수령하지 않기로 결의한 공증서를 작성해 놓고 있다.

국도변에 160평을 소유하고 있는 손모(62)씨는 "7년전 평당 130만원에 구입했는데 보상가격이 104만원이라니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땅 600평과 4층 짜리 건물을 가지고 있는 김모(61)씨도 "5년 전에 13억원에 구입했는데 보상가격은 10억원"이라고 말했다.

토지공사 입장
장평 2지구는 택지개발촉진법에 따라 시행되는 국가 공익사업으로 주민동의가 필요없다. 김해 율하.김해 진영.울산 구영.양산 물금.양산 정관 지구 등도 같은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건설교통부 장관이 사업지정권자이며 전면매수방식으로 진행된다. 장평지구도 토지공사가 지주들로부터 토지를 모두 사들여 기반시설 공사를 마친 뒤 매각한다. 지주들에게는 조성원가에 10%를 붙여 60~70평씩, 건물소유주들에게는 조성원가의 70%에 분양한다.

한국토지공사 장평사업소 민치호 과장은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주민 동의를 요구했을 뿐이며 대책위로부터 정식공문을 접수 받았기 때문에 하자가 없다"며 "허위동의서는 지주들의 고소에 따라 잘못이 있다면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토지공사는 지주측이 지난해 2월 '택지개발사업대책위'를 '택지개발 보상대책위'로 명칭과 임원을 변경한뒤 보낸 공문을 공개했다.

토지공사는 "매수 대상 토지의 38.5%, 전체 지주 155명 중 57명(대책위 주장은 32명)이 보상금을 수령했으며 보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보상가 문제를 해결을 위해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재감정을 요구하는 재결신청을 했다.

장평2지구 택지개발사업
2000년 6월 건설교통부가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고시한 뒤 경남도가 개발계획을 승인했다.

장평2지구에는 삼성조선 맞은편 6만4200평에 아파트.단독주택 1800여가구(5만4000여명)가 들어선다. 초등.중학교 2곳이 세워지고 준주거 용지 12필지도 분양된다.

아파트 부지는 이미 덕산건설이 분양을 받아 사업승인 등 행정절차를 추진중이다. 2005년말 준공예정이었으나 주민 반발로 1년쯤 늦춰질 전망이다.(중앙일보 김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