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포 일본인 납골당
우리나라 화장문화가 등장한 시기는 언제부터인지 규정하기 쉽지 않다. 대부분 학자들은 불교문화가 들어오면서 전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라시대 문무왕 때 화장문화가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조선시대에 들어와서 주자가례의 장례법을 장려함에 따라 쇠퇴하였다고 한다. 지금은 불교에서 다비장 등으로 부도에 넣는 경우로 한정되거나 일부 소수에 의하여 화장을 시행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시기에 전래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1613년 크리스트교의 전래로 일본은 화장문화가 쇠퇴하다가 17세기말부터 일반 민중들이 화장문화를 주도함에 따라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 
 
일본인 거류지에서 떨어진 곳
일본인들은 조선후기부터 거제도로 이주하면서 생활기반을 잡아가고 있었다. 또한 1876년 12월 1일(단기 4209년) 조·일 수호조규(守護條規)가 체결되자 거제도에는 대규모 일본인들이 거주하면서 집이나 직장, 시장, 상점, 은행 등이 들어서 여느 일본 소도시처럼 발전하였다.
특히 1904년 이리사무라(入佐村) 건설로 인구는 58 가구에 39명이 거주하였고, 세월이 지남에 따라 1천여 명으로 증가하였다. 이 시기에 어업선단을 이끌고 거제도로 들어와 자치회를 만들고 풍습과 장례문화도 일반적으로 이루어졌다.
이에 사람들은 늙어서 죽거나 불의의 사고로 죽을 때 자기들만의 공동묘지를 만들게 된 것이다. 1907년 12월 20일 장승포 중앙동(자이언트 모텔) 앞산 4, 5백평 정도에 납골당을 조성하여 조상들을 모셨다. 장승포에 거주하는 윤모악(78) 할머니는 "한창 일본 사람들이 들어오면서 마을 뒷산에서 납골당을 만들어 화장을 한 후에는 그곳에 뼈를 항아리에 담아 보관하기도 했어."라고 그때를 회상했다.
일본 이주민들은 장승포 이리사 마을과 일운면 지세포 선창마을·구조라마을, 하청면 칠천도, 거제면 서상리, 사등면 성포, 장목면 송진포마을 등지에다 납골당을 조성하여 해방직전까지 이용하였다. 이주한 사람들은 후쿠오까(福岡), 에이메(愛媛), 와카야마(和歌山), 나가사끼(長崎), 오사카(大阪), 쿄오또(京都) 등지였고 납골당에는 매년 20∼30명씩 모셔졌다고 전해진다.
장승포동에 소재하는 납골당은 화장터와 뼈를 보관하는 곳까지 대규모로 조성되어 해방이전에도 수십 구의 뼈가 담긴 항아리가 발견되기도 했다. 지금도 주인없는 일본인 뼈들이 그대로 땅에 묻혀져 있으며, 아무도 찾아가거나 돌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승포에 일본인 유골 그대로 방치
1934년 7, 8월 태풍의 피해로 일본인 어민과 우리나라 사람들이 사망하여 대규모로 화장했던 시기도 있었다. 그 당시에 사망한 일본인들만 100여 명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그들은 대부분 연고도 없거나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사람들이었다 한다. 또한 1941년 태평양전쟁으로 사망한 일본인들도 거제도로 이송되어 화장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그 당시에 사망한 일본인들은 "장승포, 지세포, 구조라, 송진포 등지에 분산하여 화장했는데 주인을 찾아간 유구는 절반도 되지 않는다."라는 통계를 볼 수 있다. 특히 1934년 8월 통영군청에서 조사한 태풍피해 상황에서 '사망자 124명중 45명은 유가족에게 전달되었지만 그 외 사체(死體)는 화장하여 장승포 등지에 모셨다'고 적고 있다. 그리고 1944년 통영군청에서 "대동아전쟁에 희생된 황군들 중 주인없는 시체가 절반을 넘어 처리문제가 난항"을 겪고 있다고 적고 있다.
이에 통영군 재향군인회에서는 통영신사, 장승포신사에 일부 안치하고 그 외는 납골당에 안치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해방과 동시에 거제도는 민간인들로 구성된 치안대원과 인민위원회의 건설로 일본인들은 부산항을 통해 일본으로 귀국하게 되었다. 하지만 거제 내 납골당에 보관중이던 유골을 찾지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당시 민주중보에 따르면 [일본인 유골을 처리하기에 골치]라는 내용에서 "장승포, 지세포, 구조라 등지에 거주한 일인들은 자기들의 유골을 가져가지 못해 슬픔이 더하고 있다. 이에 미군정청은 유골을 일본으로 운송할지 의문스럽다고 전하고 있다. 또한 해방과 더불어 거제도인민위원회는 일본인 유골을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중에 있다."라고 전하고 있다.
아직까지 장승포 등지에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유골은 정부차원에서 처리해야 할 문제로 남아 있다. 일본인의 유골문제와 징병과 징용으로 끌려간 우리나라 청년과 학생들의 유골송환문제도 함께 걸려 있어 어떻게 처리할지 주목된다. 앞으로 거제지역에 산재한 유골을 일본정부와 회담을 통하여 송환문제 처리여부를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