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가대교 개통 맞춰 집중 마케팅…거제 공동화 우려
부산지역의 자이언트(Giant) 상권이 다음달 9일로 예정된 거가대교 개통에 맞춰 거제시민을 흡수할 집중 마케팅에 나서면서 거제지역 상권 공동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부산의 대형백화점과 병원 등은 조선산업으로 인구 20만명이 넘는 거제와 16만여명의 통영까지 ‘손님 모시기’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규모적 열세에 있는 이 지역 경제·상공계가 긴장하고 있는 것.
전통을 내세우는 롯데백화점 부산본점과 세계 최대 백화점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등을 중심으로 한 유통업계는 거제와 통영지역 시민들의 유형분석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다음달 부산과 거제를 연결하는 거가대교의 개통을 앞두고 고객관계관리(CRM) 분석을 실시한 결과, 부산지역 4개 롯데백화점을 찾는 거제·통영지역 구매고객이 연간 5만명으로 예측돼 개통 전 1만8000명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또 거제와 통영지역 36만3000여명 가운데 롯데백화점 회원으로 등록된 고객은 전체인구의 40%인 14만6000여명에 달해 이들 중 상당수가 거가대교 개통 이후 접근성이 편리한 광복점과 부산본점을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지역 구매 고객들은 가계소득이 상대적으로 높아 올들어 9월까지 부산지역 롯데백화점 4개점에서만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고, 고객 1인당 평균 구매가격은 61만원대로 분석됐다.
현재 거가대교 개통을 앞두고 롯데백화점 광복점은 거제·통영지역에 매주 수만부의 광고전단지를 배포하고 있고, 거가대교 통행료 보전이나 롯데호텔과 연계한 숙박권 및 공연관람권 할인 등의 마케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도 구매력이 높은 거제와 통영지역 시민들이 부산으로 ‘원정쇼핑’을 올 것으로 보고 명품과 의류, 화장품, 스포츠매장 등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유통업계는 물론 부산대병원과 동아대병원, 해운대 백병원 등 부산지역 대형 종합병원들도 거제지역 환자유치 위한 다양한 의료서비스를 마련하는 분위기다. 부산의 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거제와 통영은 현재 큰 병원이 없어 거가대교로 인해 창원보다 훨씬 가까워진 부산으로 오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산의 거대 상권이 거가대교의 ‘빨대효과’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는 반면 덩치가 작은 거제와 통역지역은 방어적 양상이다. 거제시 고현읍 최모(34)씨는 “거제에도 상권이 비교적 잘 형성돼 있기는 하지만 규모면에서 부산과 비교하기는 힘들다”면서 “다만 거제·통영은 뛰어난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어 부산에서 유입되는 인구와 경제적 효과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