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과 바위해변이 만들어낼 수 있는 온갖 아름다움을 다 갖추고 있는 남해바다 최고의 절경지, 해금강. 강원도 동해의 해금강에 비견할만한 하다 하여 붙여진 해금강이란 이름의 이곳은 거제시 남부면 갈곶반도의 끝자락과 갈도를 통칭하는 곳이다.

거제시 동부면 노자산(해발565m)정상에서 바라보는 해금강은 여의주를 물려고 입을 벌린 용머리의 형상이다. 그 여의주에 해당하는 해금강섬은 칡나무가 많다하여 원래 갈도라 불리던 섬이다.

바다에서 보는 해금강은 한 구석도 흘려볼 수 없을 정도로 천태만상의 만물상을 보여준다. 해와 달이 뜨오르는 것을 볼 수 있어 , 일월관암이라고도 하는 사자바위는 일출 일몰에 붉게물든 배경을 지고 있을 때에는 그야말로 앉은 형태의 숫사자 그 자체이다.

맞은 편 절벽위에는 한 그루의 해송이 고아한 자태를 뽑내며 푸른 파도를 내려다 보고 있다. 사자바위와 함께 해금강의 심벌처럼 인식된 나무다. 바로 이나무가 '천년송'이다. 그런데 이 소나무가 2002년 태풍 '루사'와 2003년 태풍 '매미'로 피해를 입어 고사하고 있다는 소식에 많은 많은 시민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그리고 유명한 십자동굴. 얼기설기 엮인 해로를 따라 동서남북 사방으로 다 통한다 하여 십자동굴 또는 사통굴이라고 불리는 이 동굴은 북족과 동쪽으로는 배가 지날 수 있고 100m길이의 남쪽 동굴에 물이 빠지는 때면 사람이 걸어서 지날 수도 있다.

동굴 북쪽 입구에는 견우직여송이라는 소나무 한쌍이 있다.절벽에 붙어 마주보고 있는 이 한쌍의 해송은 칠월칠석이면 일년에 한번만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 형상에 따라 이름지어진 갖가지 바위들로 해금강은 빈 구석이 없다.

 최상석에서 해금강을 굽어 보고 있는 듯한 미륵불상, 탕건쓴 노인이 담뱃대를 물고 있는 듯한 조도령바위, 초례청의 신랑신부 같다는 원앙바위, 선녀바위 등이 줄줄이 모습을 드러낸다.
 
바다를 향한 제석봉 낭떠러지에는 진시황제의 신하 서불이 남방의 명산인 삼신산으로 알고 불로초를 구하러 왔다가 경치에 반해 새겼다는 '서불과차'란 글귀가 있었다고 전한다. 사라호 태풍때 글이 씌어졌던 바위가 떨어져 나가고 그 흔적만 남아 있다.

그 석벽을 일컬어 서불이 바위라고 한다. 해금강과 관련 불로초가 날법한 영산이라는 얘기를 뒷받침할 만한 재미난 전설도 있다.

갈곶리 해금강에는 천년묵은 동삼인 더덕이 있었는데 , 이 더덕은 사람으로 변하기도 하고 네발 짐승이나 새로 변하기도 하는 등 자유자재로 변신하였다고 한다.  이 더덕을 갖게되는 사람은 팔자를 고치기도 하고 불치의 병을 고치기도 한다는 것이다. 때로 해무(海霧)에 휩싸여 언뜻언뜻 비치는 붉은 동백꽃의 모습과 함께 날아드는 춘란, 풍란의 향기를 맡으면 '선경이 바로 이곳이구나'하는 감탄사를 내뱉게 된다는 해금강.

 과연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아름다움 외에도 눈으로 볼 수 없는 신비스러운 정기를 내품고 있는 것일까.

해금강은 무엇하나 빠지는 것이 없다. 풍성한 해상의 풍경뿐 만 아니라 섬 주위 바다 속도 푸짐하기 그지 없다. 수십종의 한.난류어가 서식하고 있어 낚시터로도 최상급인 십자동굴. 조도령 바위 주변, 제석봉 앞뒤 석벽이 주요 포인터다.

감성동, 뽈락, 망상어, 돌돔, 열기, 농어 등이 주로 올라온다.    "섬.바다 100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