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와 부산을 잇는 거가대로가 개통 한 달이 지나 첫 명절을 맞이한 거제지역 상인들은 이전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를 실감하고 있다.

지난 30일 거제시에 따르면 유료통행이 시작된 이달 1일부터 28일까지 거가대교의 총 통행량은 약 70만대로 집계됐다. 평일에는 1만6000~2만대의 차량이 대로를 이용하고 있으며 주말에는 3만대가 넘는 차량이 거제와 부산을 오가고 있다.

이 중 대형 백화점에서 쇼핑을 즐기기 위해 부산을 찾는 거제시민들이 상당수를 차지하면서 거제지역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은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따라 거제의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찾는 시민들의 수가 거가대교 개통 후 10~20%가량 줄어든 것으로 거제시는 보고 있다.
거제시 장평동 D백화점에서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천모(51)씨는 “시범통행이 시작된 지난해 말부터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올해부터 통행료가 유료화가 되면서 손님이 다시 늘 것으로 기대도 해 봤지만 크게 나아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옥포동 중앙시장에서 액세서리점을 강모(42)씨도 "예상은 했지만 손님들이 많이 줄었다"며 “거제와 부산의 액세서리점이 큰 차이도 없을 것 같은데 부산 쪽이 더 화려한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한숨을 쉬었다.

반면 수산물 판매점이나 음식점 등은 거가대로 개통 이후 손님이 부쩍 늘어 활기를 띠고 있다.거제의 시어(市漁)인 대구를 갓 잡은 상태로 맛볼 수 있는 외포항 인근 대구탕 집 등에는 주말마다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관광객이 몰리고 있으며, 장승포나 지세포 등 관광지 음식점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장목면 외포리에서 대구탕 집을 하는 김모(61)씨는 "전국 각지에서  거제 외포산 대구가 많이 알려졌는지 관광객들이 기대를 많이 하고 온다"며 " 주로 대구탕과 메기탕을 찾으며 갈 때는 마른대구나 생대구를 구매해 간다"고 말했다.

그러나 거제지역 시민들도 제수고기 등 설차례상을 차리기 위해 부산 자갈치시장을 찾곤 하지만 경기침체로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어 온 전통시장들도 거가대로 개통 이후 그나마 숨통이 좀 트이는 모습이다.

거제시 관계자는 "고현 중앙시장 등 주요 전통시장 방문객이 20%이상은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거제의 자랑인 수산물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통시장에 관광객들이 많이 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거제시는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전통시장 이용을 독려하고 있으며, 거가대교 개통으로 옥포 중앙시장, 고현중앙시장 등 관내 재래시장 활성화 행정력을 집중할 예정이다.<경ㄹ남일보 /김종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