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단 한마리뿐인 새가 있다.
이 새의 생존이 발표된 것은 1991 년도 브라질 정부에 의해서 였다. 이 새는 '눈테 유리 금강앵무' 라는 이름을 가진 파란 빛깔의 새로서 보통의 앵무새에 비해서 다소 큰 몸집을 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한 마리뿐인 야생의 수컷새에게 짝을 지어 주기 위해서 ' 프로제토 아라리냐 아줄 ' 우리말로 하면 ' 눈테유리 금강앵무 계획 '을 발표했다.

브라질 정부는 이 새의 존재를 널리 알리려는 의도에서 기념 우표를 발행하게 되었고 우표의 발행으로 인해서 가장 심각한 멸종 위기를 맞고 있는 이 새의 운명이 대중의 주의를 끌게 되었다.

이 야생 수컷새에게 학자들은 ' 세베리노 ' 라는 이름을 붙였다. 개인이 소장한 '눈테유리 금강앵무 ' 는 조사한 결과 모두 6 마리였다. 그러나 이 새들은 모두 개인이 사냥꾼들로부터 사들여 사육한 것들이기 때문에 야생성을 상실한 상태였다. 정부는 이들 암컷새 한마리를 협상끝에 사게 되었고 1994년 8 월 항공편으로 세베리노가 살고 있는 쿠라사 숲으로 공수해왔다.
이 암컷은 이제 야생의 수컷새와 짝을 이루기 위해서 모진 훈련에 돌입하게 되었다. 단계적으로 나는 연습과 야생상태에서의 적응훈련이 필요했던 것이다.
암컷이 훈련을 받는 도중 세베리노는 사육장 근처를 배회하면서 묘한 울음소리를 내는 등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사육장속의 암컷이 훈련을 받고 풀려났을때 세베리노는 엉뚱하게도 그동안 숲에서 함께 한 무리를 이루며 살아온 녹색의 ' 일링거 금강앵무 ' 의 암컷 중 한마리와 짝을 이루고 있었다. 브라질 정부는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이 새가 멸종되지 않고 보존되리라는 전망은 불투명하다.

나는 멸종되어 가는 생물에게 관심이 많다.
위에 언급한 사랑스러운 앵무새 ' 세베리노 ' 도 멸종의 길을 걸어가는 수많은 생물등 중 하나 일 뿐이다.
어떤 멸종 생물들을 끄집어 내도 ' 세베리노 ' 처럼 사연이 많다. 한편의 기구한 소설같은 삶의 역사를 모두가 가지고 있으며 시간이 허락되는 대로 그 생물들의 역사를 조금씩이나마 수집해 두리라고 마음먹는다. 그들이 단순히 나의 개인 앨범속 추억으로 남는다 해도.

갈라파고스 제도의 거북이, 대머리 수리, 황새, 바다거북, 유럽의 불곰, 타카헤 ( 새 ) 아프리카 코끼리, 힌 긴 수염고래( 청색고래 ) 테즈메이니아 섬의 호랑이라 불리우는 사일라신등등...
이미 멸종되었거나 되고 있는 물고기나 식물 또한 읊어 보자면 한이 없으리라.
멸종되어 가는 생물에 마음이 가서 닿는 것은 나의 태생적인 기질 탓도 있겠지만 갈 수록 환경오염과 인성의 피폐로 인해 시들어 가는 인간의 삶과 깊은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 마리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을 몰고 온다는 원리를 굳이 끌어내지 않더라도 지상에 조재하는 살아 있는 것들은 모두가 박쥐의 음파처럼 서로간에 보이지 않는 연결로 묶여있다.
인체의 한 부분이 궤사되면 그 영향이 온몸으로 퍼지는 것처럼 지구라는 몸도 마찬가지다.

흙속의 지렁이같은 미물도 그 태어남의 의미가 분명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하찮은 것들도 다 살아있음의 한몫을 하는데 하물려 ' 종 ' 이 분명하고 ' 군 ' 이 분명하여 학명이 족보처럼 따라다니는 큼직한 생물들이 사라진다는 것은 분명 우리를 긴장 시키는 일이다.
사냥꾼의 무분별한 노획과 환경파괴와 무자비한 개발 논리 등이 멸종의 원인 가운데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우리의 관심부족도 만만치 않은 원인이다.

최근에 한마리 토종 여우의 시신을 텔레비젼을 통해 보았다.
그 자그마한 녀석의 몸집과 웅크린 죽음이 그렇게 가엾을 수가 없었다. 이제라도 세베리노를 살리려는 브라질 정부의 열정처럼 우표를 만들든 계몽을 하든 해서 산천에 떠도는 토종 생물에 대한 보호를 기울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엊그제는 사랑스런 수달의 서식지를 뉴스를 통해 지켜보면서 많이 즐거웠다.
장소를 공개할 수 없다는 앵커의 멘트도 참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호기심 많은 그 누군가가 기어이 그 장소를 찾아가 훼손이라도 시키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생긴다. 그놈들의 낙원이 제발 보존되어야 할텐데............
뒤따라오는 암컷을 보호하기 위해서 계속 뒤를 돌아보는 수컷 수달. 걸음이 더딘 암컷이 잘 따라오도록 울음 소리를 내는 등의 배려를 하는 수컷의 다정함은 절로 입가에 미소를 자아낸다. 알고 보면 사람보다 더 나은 생물이 어디 수달 뿐이랴. 세상의 살아가는 대부분의 생물들은 모두가 미덕이 있다.
특히 빠르게 멸종으로 진입하는 생물들일 수록 여리고 곱고 착하다는 특징이 있다.

사막에 사는 선인장들은 같은 장소에 서너종류의 종이 모여서 서식을 할 경우 스스로 알아서 물 흡수를 조절하고 꽃과 열매의 수량 또한 자제한다고 한다.
힘이 센 녀석이 물을 죄다 빨아먹고 꽃을 만발시키는 추태란 없다. 여러 종류의 선인장이 모여 있는 곳에 가면 대부분 꽃을 한 두개씩만 달고 나와 그저 대를 이을 정도의 씨앗만 만든다. 혼자 있거나 한 두 종류만 있을 때는 장미 부럽지 않은 화려한 꽃을 온 몸에 만개시켜 구경꾼의 눈을 즐겁게 해 주는 선인장 ( 예를 든다면 ' 자이언트 사구아로 ' 같은 선인장 ) 들도 즈이들 옆에 다른 친구 선인장들이 올망 졸망 함께 살때는 양심적으로 꽃을 한 두개 씩만 달고 마는 것이다.

다른 친구들도 살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사는 곳이 사막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참 기특하고 아름답지 않은가.

생태계 - 바로 삶이란 이런 기본적인 양식 속에서 보존되고 이어져 왔다.
오직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만이 이런 기본조차도 인식을 못한채 살고 있다.
그래도 어쩌랴.........상처받고 힘겹다고 호소하는 사람들끼리 서로를 보듬고 살아가야지.
' 행동하는 양심 ' 까지는 안되더라도 그저 바란다면 내가 잘 살아가기 위해서 더 더욱 옆의 사람을 살려야 한다는 이치 만이라도 마음속에 담아놓고 되뇌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