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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고기

2004년 08월 10일 (화) 00:00:00

이상철

leesshr@daum.net

요즘 서점가에서 한창 뜨는 소설 가운데, 조창인의 [가시고기]가 있다. 이미 이 책은 150만부 이상 팔리면서 많은 독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일으켰고 드라마와 연극으로도 제작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중국과 일본에서도 번역되어 팔리게 될 것이라고 한다.

소설의 내용은 급성임파구성 백혈병으로 꺼져 가는 열 살배기 아들 다움이를 살리려고 자기의 온 몸을 바친 아버지의 희생이야기로 되어 있다.

[가시고기]에서 백혈병을 앓는 아이의 엄마는 자기의 일을 위해 가정을 떠나 파리로 갔다. 한국적인 상황하에서 다움이의 엄마는 매도를 당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다움이를 그리워 하던 엄마는 남편의 뜻을 따라 다움이를 파리로 데려갔다. 그러나 소설 [가시고기]는 엄마의 비정을 고발하는 것이 아니라 아빠의 숭고한 사랑을 나타내고 있다.

아빠는 가족을 위해 시인의 꿈을 버리고 생활 전선에 나서며 요리를 비롯한 가사를 거의 전적으로 담당한다. 그리고 아내의 가출로 가정이 깨어졌을 때도 아들 다움이만을 삶의 목표로 삼고 열심히 살아간다. 다움이의 수술을 위해 자신의 장기인 간을 팔려고 했으나 암으로 판명되어 포기해야 했다. 결국 자신의 눈을 팔아 다움이의 수술비를 마련한 후 다움이의 곁을 지키다가 다움이를 아내의 곁으로 떠나 보낸다.

다움이는 일기에 "가시고기는 이상한 물고기입니다. 엄마 가시고기는 알들을 낳은 후에 어디론가 달아나 버려요. 알들이야 어찌되는 상관없다는 듯이요. 그럼 아빠 가시고기가 혼자 남아서 알들을 먹으려고 달려드는 다른 물고기들과 목숨을 걸고 싸운답니다. 먹지도, 잠을 자지도 않으면서 열심히 알들을 보호하는 거예요. 알에서 깨어나 무럭무럭 자라난 새끼들은 어느 날 엄마처럼 제 갈 길로 떠나버리죠. 그리고 홀로 남은 아빠 가시고기는 돌 틈에 머리를 쳐박고 죽어버린답니다. 가시고기는 언제나 아빠를 생각나게 만들고, 내 마음속에는 슬픔이 뭉게구름처럼 피어오릅니다. 아, 가시고기 우리 아빠!"라고 적어 놓았다.
이 소설은 사실에 근거한 것인지, 아니면 상상에 기초한 것인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가족애를 생각하게 하는 소설임에 틀림없다.

* 가시고기 수컷의 생애 *

가시고기는 바다에서 모천(母川)으로 회귀, 산란을 하고 부화하고, 다시 바다로 이동하였다가 산란기가 되면 모천으로 회귀하여 산란을 하며 똑 같은 일들이 반복된다. 가시고기는 주로 한국과 일본북부와 사할린섬, 쿠릴열도 등지에 주로 번식하는 고기라고 한다.

가시고기의 생애에 있어서, 특히 종족 번식에 있어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큰가시고기 수컷이다. 제작진들에 의하면 촬영은 주로 경북 경주 대종천에서 이루어졌다고 한다.

동해 바다에서 올라온 가시고기들은 수심 2m 지점에서 알을 키웠다. 물고기 가운데 유일하게 둥지를 짓는 가시고기는 주둥이로 강 바닥 모래를 퍼내 구덩이를 만들고, 수초 가닥으로 집을 짓고 단단하게 고정하였다. 집이 완성되면 암컷은 3∼4초간의 짧은 산란을 마치고 집을 떠난다. 그때부터 부화하기까지 알을 지키고 새끼를 지키는 것은 수컷의 몫이었다. 큰가시고기 수컷이 하는 일은 대략 네 가지이다.

첫째는 집을 짓는 것이다. 이 집은 암컷이 알을 낳고, 새끼가 알에서 부화할 때까지의 보금자리가 된다.

두 번째는 새끼가 부화할 때까지 둥지를 결사적으로 지킨다. 고작 7㎝에 불과한 가시고기이지만 알을 노리는 붕어, 검정망둑이, 거북이 등과 맞서 싸우므로 새끼를 끝까지 지키고 보호한다.

세 번째는 신선한 공기 즉 산소를 제공하기 위해 1000개나 되는 알들을 둥지에서 차례로 꺼냈다가 다시 넣어 주는 일을 한다. 이러한 일을 둥지를 지을 때부터 새끼가 부화할 때까지 약 15일을 계속한다.

네 번째는 자기의 살을 새끼들에게 준다.
산란 후 8일째가 되면 알이 부화하는데, 그 때, 수컷은 알들을 주둥이로 찔러 부화를 돕는다. 부화 후 5일이 지나면 수컷은 서서히 죽어 간다. 둥지를 지을 때부터 새끼가 모두 부화하기까지 약 15일을 수컷은 잠도 자지 않고, 아무것도 먹지 않은 채 새끼들의 생명 보호를 위해 이같은 일을 한다. 이런 노력 덕분에 가시고기의 부화율은 99%에 이른다고 한다. 이후 '아빠 가시고기'의 몸빛은 바래지고 주둥이는 헐어간다. 그러면 아빠 가시고기는 마지막 힘을 다해 둥지쪽으로 접근해 숨을 거둔다. 1년 전 자신을 낳아준 가시고기가 그랬듯, 자기 몸을 새끼들에게 주기 위해서다. 1㎝도 안되는 새끼들은 이런 아빠고기의 희생을 아는 듯 모르는 듯 무심하게 '아빠고기'의 몸을 뜯어먹는다.

이러한 가시고기의 생태를 1년여 시간을 통해 촬영했던 KBS의 전문 PD 안희구 차장은 "작은 물고기에 지나지 않지만 숭고한 사랑을 보여주는 고기입니다. 가시고기의 삶을 보면서 우리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합니다."라고 하였다.
참으로 미물에 불과한 물고기이지만 가족애를 생각하게 하는 고기이다. 외에도 우렁이와 사마귀 등도 가족애를 일깨우는 곤충이다.

요즈음, IMF 이후에 버려진 아이들이 고아원을 비롯한 여러 단체에 수용된 보도가 얼마 전에 있었다. 그 아이들 가운데는 아빠가 다시 찾으러 온다고 했다고 말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아빠의 약속을 믿고 한없이 기다리는 있었다.

[가시고기] 이야기는 생명경시 풍조가 점점 확산되어 가는 요즘, 어려우면 어려울 수록 [부모]라는 것이 뭔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이야기라고 믿는다.

여기에 하나 더 첨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 하나님의 사랑이다. 하나님 아버지를 모르고 살아가는 죄인된 우리들을 살리기 위해 자기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내어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아들을 위해 자기를 희생한 다움이의 아빠의 사랑과 어찌 비교할 수 있겠는가?

선교는 하나님의 위대한 사랑에 근거하여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여 하나님의 사랑이 충만하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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