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아들들이 이혼 당하지 않도록 어릴 때부터 양성평등교육 잘 시키세요.”라는 글에 나오는 내용이다. 그 중에 사실과 다른, 가장 중요한 한가지 내용을 보도록 하자. 이 기사에서 여성의 전화에서 일하는 세 자매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혼율 급증의 진짜 원인은 한국 남성들의 가부장적·권위주의적 사고방식이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다는데 있습니다”

이 말은 다시 말하면, 이혼이 급증하는 이유가 한국 남성들의 가부장적, 권위주의적 사고 방식이라고 하고 있다. 이런 주장의 근거는 어디에 있을까? 과연 근거가 있는 말일까?

문제는 사회학적으로 각종 통계를 보면, 오히려 반대이다. 미국의 예를 보자. 각종 종교가 혼재 해 있는 미국에서 기독교만을 예로 든다면, 남성의 권위가 더 강한 종교는 개신교 보다는 가톨릭이며, 개신교 중에서도 몰몬교(말일성도 예수그리스도회)는 또 보다 남성이 권위주의적이다. 이러한 기독교 각 교파별로 이혼율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인터넷 상에서의 검색 :BRG-Barna Research Group의 통계에 따름) 종파별 이혼율은 독립교회 교인들 34%, 침례교 29%, 몰몬 24%, 카톨릭 21%, 무신론자들 21% 순이었다．

여기에서 무엇을 볼 수 있는가? 대체적으로 남성이 권위주의적인 종파일수록 이혼율이 낮다는 것이다. 세계 각국들 중, 이혼율이 높은 나라를 보자.

인구 1000명당 이혼건수를 보자. 2000년 통계에서 가장 이혼율이 높은 나라는 미국(4.2건) 영국(2.9건), 한국, 호주(2.8건) 였다. 뿐만 아니라 서유럽 국가들, 북유럽 국가들처럼 보다 더 양성평등이 이루어진 나라일수록 이혼율이 높다. 아니 프랑스 같은 나라는 이혼율을 따지기도 어렵게, 결혼 자체가 거의 없어지는 나라이기도 하다. 결혼을 하지 않고 대부분의 성인들이 동거를 택하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통계는 한마디로 여성주의에 주장하는 바와는 반대로, 남성의 권위주의가 약할수록, 양성 평등이 이뤄질수록 이혼율이 높아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다음 문제로 왜 여성주의에서 이러한 사실과 반하는 주장이 나오는 것일까?

무엇보다 당위성만이 앞선 주장이다. 모든 것을 남성에게 돌리려는 의도가 사실과 반하는 주장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또 이혼에 부정적인 사회적 정서도 부정적인 것을 남성에게 돌리려는 상상력이 사실과 반하는 주장을 하게 만드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본질은 어떤가?

실제로 프랑스가 잘 보여주듯이 여성의 권리 신장은 이혼의 증가와 결혼 자체의 회피로 이어진다. 프랑스를 비롯하여 서유럽, 미국은 결혼을 하고 이혼을 하게 되면, 남성은 엄청난 부담을 가지게 된다. 결국 이로 인해, 남성은 결혼 자체를 피하게 되는 것이다. 통계에 의하면 프랑스에서 우리의 관점에서 사실혼 관계의 부부 중에 결혼을 하는 비율은 10%가 안 된 다고 한다. 반대로 가부장적인 나라에서 이혼율이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나라일수록 이혼이 어렵고, 무엇보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나 경제적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나라이며, 이혼에 대한 사회적 압력이 여성에게 가해지는 나라라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혼율이 높다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지 말고 긍정적으로 보자면, 그 만큼 양성 평등이 이루어진 나라이며, 여성이 경제적으로 독립할 가능성이 많은 나라라는 뜻이 된다. 또, 통계에 의하면 결혼 만족도가 가장 높은 부부를 연구한 미국의 연구에 의하면, 부부간이 거의 평등하면서 남성이 약간 지배적이고 여성이 약간 순종적인 부부가 가장 결혼 만족도가 높고, 이혼율이 낮다고 한다. 말하자면 압도적인 권위주의, 가부장적인 부부관계도 문제지만, 완전한 양성평등 부부도 결혼 만족도는 오히려 약간의 가부장적인 부부 보다 낮다는 뜻이 된다.

그러므로 남은 문제는 무엇인가? 어떤 통계 자료를 보더라도 양성평등이 이루어지거나, 여성의 권리가 높은 나라일수록 이혼율이 높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혼을 억제하기 위해 가부장적 제도를 유지하자는 것도 인간의 근원적인 평등이라는 원칙에 어긋나는 말이 된다.

여성의 권리 신장은 필수적으로 이혼의 증가와 결혼의 회피라는 문제를 낳게 된다. 만약에 이혼이나 결혼회피가 한 사회에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면, 양성 평등이 가져오는 이러한 부작용을 어떻게 해결 할 것인가를 연구해야지, 막연히, 혹은 상상력으로 사실과 반하는 이혼의 증가에 대한 책임을 남성에게 전가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여성주의는 더욱 더 당당해질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혼의 책임을 남성에게 전가하지 말고 비록 이혼이 증가하더라도 양성평등이 옳다고 주장할 때 이혼으로 파생되는 각종 문제와 이혼을 줄이기 위한 각종 방법의 모색에 더 가까워 질 것이다. 원인을 정반대로 볼 때, 어떤 바른 해결책이 나오겠는가? 오해를 막기 위해 마지막으로 말하면, 남성의 가부장적인 태도가 이혼율의 증가에 일부분의 원인은 될 것이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여성의 권리 신장과 양성평등의 정도와 이혼의 증가는 비례관계에 있다는 것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하니리포터 김승열 기자 notwh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