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아가씨’ 장서희에게 요즘 ‘특수역할 전문배우’라는 닉네임이 붙었다.

안방 시청자의 사랑을 받은 드라마 ‘인어아가씨’(MBC)에 이어 첫 스크린 진출작 타이틀이 ‘귀신이 산다’(감독 김상진·제작 시네마서비스)여서 흘러나온 우스갯소리다. 물론 그녀는 ‘귀신’ 역할이다. 하지만 핏빛 공포에 물든 귀신이 아니라 남자주인공 차승원과 호흡을 맞춘 ‘귀여운 여인’이다. 여름 초반 서울을 떠나 거제도에 갇혀(?) 땀방울을 흘렸다는 그녀. 장서희는 오는 17일 개봉을 앞두고 “너무너무 설렌다”며 “우리 영화 기대해도 좋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대표적으로 TV를 고집해온 안방스타다. 영화에 출연한 소감은.

▲TV 드라마는 쪽대본을 받아 즉석촬영을 하는 경우도 있다. 거기에 비하면 영화는 하루에 한두 장면을 촬영한다. 처음에는 답답하고 지루했다. 영화는 TV에 비해 배우에 대한 배려가 큰 것 같다. 하지만 오래 길들여진 습관 때문인지 솔직히 TV가 더 편하다.

―장안의 화제를 모은 ‘인어아가씨’로 ‘20년 만의 주연 입성 성공’ ‘인간승리’ 등의 수식어가 따라다녔는데.

▲말도 마라. 가는 곳마다 한턱 쓰라는 성화(?)가 여전하다. 다들 떼돈 번 줄 안다. 물론 많이 벌었다. 하지만 남들이 톱스타라고 지목하는 대상이 되면 ‘품위유지비’도 많이 든다. 스타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에 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게나마 해오고 있는 기부활동을 더 왕성하게 할 생각이다. 좋은 일을 했을 때가 가장 마음이 뿌듯하다.

―대성공 이후 달라진 점이라면.

▲이제 역할을 골라서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행복하다. ‘이름값’을 해야 한다는 긴장감도 커졌다. 배우는 꿈을 심어주는 산타클로스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꿈을 주는,친근한 국민배우가 되고 싶다.

―수입원이 늘어 일상이 변했나.

▲아역 시절부터 연예활동을 해왔기 때문인지 돈 쓰는 일에 익숙하지 않다. 운전면허가 없어 내 소유의 차도 없다. 엄마 차라도 바꿨으면 했는데 엄마가 마다하셨다. 나를 위해 돈을 쓴 일이라면 여행을 다녀온 것뿐이다. 벌 때 저축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게 엄마의 지론이시고 돈을 따라가면 좋은 연기 못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귀여운 귀신’이라는 소문이 자자한데.

▲20대 초반 ‘전설의 고향’에서 으스스한 역할을 해본 적 있지만 이번에는 코믹한 느낌의 귀여운 귀신이다. 내 이미지가 다소 무거운 것 같아 한 톤 낮추고 싶었다.

―소복에 식칼 물고 있는 장면 등 촬영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은데.

▲가장 힘들었던 것은 2시간 동안 거꾸로 매달려 있는 와이어 액션신이었다. 피가 몰려서 얼굴이 퉁퉁 부을 정도였다.

―연기 파트너였던 차승원이 잘해줬나.

▲(차)승원 오빠가 처음에는 나를 어려워했다. ‘인어아가씨’ 때문에 지독하고 깐깐한 스타일로 생각했다고 하더라. 물론 지금은 더없이 친해졌다.

―올 초 결혼운이 있다는 신년운세가 소개된 적이 있는데.

▲글쎄 말이다. 소개팅을 주선하겠다는 제의는 많지만 얼굴이 알려진 사람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자신보다 더 사랑한다는,가수 김종국의 노래 ‘한 남자’ 같은 남자,어디 없나?

―‘인어왕자’ 김성택과 정말 가깝냐는 질문이 요즘도 사이버상에 등장하던데.

▲아직도? 명절 때 문자로 덕담을 주고받는 사이다. 참,미용실이 같아 어쩌다 부딪칠 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