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운농협(조합장 김영수)이 금융실명거래법을 위반 박종식 수협중앙회장명의의 통장을 주모씨에게 개설해주는 바람에 주씨가 태풍피해복구보조금 6억7천729만8천원을 횡령했다” 며 박회장이 일운농협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에서 법원은 농협측이 1억568만9천400원과 이자 및 지연손해금을 원고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박종식 수협중앙회장은 이 판결에 불복 통영지원에 상소장을 내 현재 재판이 진행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태풍 ‘루사’가 몰고 온 사건

박회장이 일운농협을 상대로 소를 제기한 것은 지난 2002년 8월 29일부터 9월1일 사이에 우리지역을 강타한 제15태풍 ‘루사’가 화근이 됐다.

태풍 ‘루사’는 박 회장과 박 회장의 어장(1만5천㎡)을 관리해오던 주모씨의 가두리양식장(1만㎡)의 시설을 파손하고 양식중인 어류가 바다로 쓸려나가는 피해를 입혔다.

주씨는 양식장 피해에 대해 그해 11월 정부의 피해복구실시지침에 따라 피해복구사업자 신청을 냈고 정부는 주씨에게 9억428만원의 보조금, 융자금을 박회장에게는 11억4천928만4천원의 보조금과 융자금을 지원, 주씨는 자신과 박회장의 어장에 복구사업계획서대로 시설을 설치하고 어린고기를 다시 사들였다.

금융실명제 위반논란 과정

문제는 주씨가 같은해 12월 박회장 어장의 피해복구보조금을 받아낼 통장을 개설, 두차례에 걸쳐 입금된 6억7천729만8천원을 찾았는데 주씨가 다음해인 2003년 3월께 운전부주의로 바다에 추락 사망하면서 그 책임문제를 가리기위해 결국 소송으로 이어지게 됐다.

박회장은 “일운농협이 자신의 승낙없이 주씨가 임의로 거래신청서에 서명, 인장을 날인하고 주민등록증 사본을 첨부한 다음 보통예금계좌신규개설을 요구했는데도 통장을 개설해주어 주씨의 횡령을 도왔다”고 주장했다.

박회장의 이번 소송은 주씨의 계좌개설신청이 당시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이 정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것을 창구직원이 알고 담당자에게 확인을 요청했는데도 자의적으로 통장을 개설토록 해 피해를 입었다며 일운농협을 상대로 이 금액에 대한 손해배상을 요구한 것으로 돼있다.

그러나 일운농협측은 박회장과 사망한 주씨는 그들의 양식장을 동업으로 경영하는 조합관계에 있다. 주씨가 원고의 어장부분에 대한 보조금을 수령할 대리권이 있어 조합측이 주씨의 신청을 받아들여 박회장 명의의 통장을 개설한 것은 적법하다. 또한 농협이 불법행위자가 아니어서 손해배상책임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법원 어떤 판결 내렸나

이 사건을 다룬 창원지법 통영지원 민사부(재판장 이학수)는 지난 7월8일 판결선고에서 “주씨와 농협 담당자가 금융실명법을 고의로 위반함으로써 개설될 수 없는 박회장 명의의 예금계좌를 개설, 결과적으로 주씨의 횡령을 방조했으며 일운농협은 사무집행과 관련해 저질러진 불법행위로 박회장이 피해를 입은 부분에 대한 배상책임이 있다” 고 판결했다.

이 사건과 관련한 일운농협의 주장은 재판부로 부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그러나 박회장이 평소 자신의 양식장을 거의 주씨에게 전적으로 위임해 놓은점 △태풍피해복구 일환으로 파손된 어장의 복구, 새끼고기. 성어를 구입하는 일을 도맡아 처리한 후 박회장의 명의로 통장을 개설하고 그 통장으로 보조금이 송금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장기간 방임한 점 △태풍피해복구를 선행해야 보조금이 지급된다는 것을 알고 있을것인데도 그 피해복구를 위한 노력과 제반비용을 그로하여 전담케 한 점 등도 주씨의 횡령에 영향을 주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박회장에게 피해를 입힌 주씨와 일운농협의 책임을 7대3으로 평가 “일운농협은 박회장이 입은 손해의 30%만 배상하라”는 편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그러나 “주씨가 원고의 피해복구보조금 6억7천729만8천원 가운데 박회장의 처에게 2002년 12월 24일과 30일 두 번에 나눠 송금한 1억5천만원과 우럭입식비 등으로 사용된 대위변제액 1억7천500만원을 공제, 일운농협은 박회장에게 3억5천229만8천원중 3할인 1억5천689만4천원과 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모닝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