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희 시인(47)의 첫 시집 ‘강이 산으로 내려앉았다’ 출판기념회가 오는 17일 고현 수협뷔페 동백홀에서 열린다.

두 자녀의 어머니이자 남편이 거제시청 직원인 박 시인은 지난 97년 계간 ‘시인정신’에 등단, 젊었을 때부터 틈틈이 적어두었던 글들을 모아 계간 현대시문학(http://koreanpoetry.com)에서 처녀시집 ‘강이 산으로 내려앉았다’를 발간했다.

박 시인은 강원도 평창군 봉평 출생으로 강릉여고를 졸업하고 결혼 후 거제로 내려와 시공간동인으로 시력(時力)을 키우다가 계간 시인정신에 등단, 시작(詩作)에 몰두하고 있다.

이근배 시인(전 한국시인협회장·재능대 교수)은 서문에서 “세상을 살아가는 이야기들이 있고 당장 눈앞에 닥친 기쁘고 슬픈 일들이 시로 다가오기도 하겠지만, 박은희 시인은 보다 열린 눈으로 사물의 보이지 않는 또 다른 모습을 언어로 밝혀 내고 있다”라고 썼다.

그녀는 메밀꽃의 고장 강원도 봉평출신으로 일상에서 만나는 크지 않은 글감을 꺼내 새로운 언어로 시를 탄생시킨다.

그녀는 “첫 시집을 내면서 그 출판기념회를 아버지께 드리고 싶어했던 소망을 이뤘다”며 “준비하는 시인으로 이제 비로소 언덕을 넘을 준비가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금지사항"

001번지 집
002번지 남편
003번지 아들
004번지 딸
불러서는 안 될 이름
눌러서는 안 될 번호
그는
가장 뒤에서 언제나 나를 바라보고 있다

"금지사항"은 지금 삶의 지배적인 질서에서 금지된 사항이다. 또한 그것은 편안하고 안정된 삶을 거부하는 것이기도 하다.
더욱이 그것은 남들의 편안한 삶을 위태롭게 만드는 것이기에 사회에서는 철저히 금지되어 있다. 그 금지는 바로 가족이라는 완고한 틀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가족은 사회를 유지하는 가장 기본이 되는 집단이다. 가족을 통해 자신의 종족을 보존하고 자기만 마련한 재산을 상속시킨다.
정착민의 삶에서 가족은 필수적이고 또한 가장 중요하다. 때문에 모든 윤리와 도덕과 종교는 바로 이 가족의 질서를 중심으로 만들어진다.
(황정산 문학평론가(나사렛대학교수)의 해설중에서)   <거제중앙신문 김석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