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현상과 대기업인 삼성重과 대우조선해양이 있는 거제시 상황을 눈여겨 비교해 보다.
새로운 판도 맞은 노동운동
지난 1일부터 복수노조가 허용되면서 노조 설립신고가 잇따르고 있어 향후 노동운동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기존 노조와 상생하며 회사 발전에 기여할 수도 있고, 반대로 기존 노조 또는 회사와 충돌을 일으킬 소지도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가 3일 밝힌 걸 보면 76개 사업장에서 벌써 신규 노조 설립 신고서가 접수됐다. 이 가운데 72개 노조는 상급단체를 두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 소속 사업장은 KEC, 대우증권, 교보생명, 서울도시철도공사, 대구도시철도공사, 남부발전, 서부발전, 남동발전 등 17곳이며 한국노총 산하 사업장은 국민은행, 농협, 순천향병원 등 8곳이다.

신규 노조의 규모는 조합원이 10명 미만이라고 신고한 곳이 80%를 넘는다고 고용노동부는 밝히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주말쯤 돼야 복수노조의 상황이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복수노조는 당분간은 세력화보다 상징적 의미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복수노조가 허용되자마자 76개 사업장에서 노조 설립신고를 했다는 것은 앞으로 훨씬 많은 노조가 생긴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 웬만한 기업에서는 노사 간 특별한 이슈가 없더라도 시대의 흐름에 맞추기 위해 복수노조를 만들려고 할 것이다. 노조가 많다는 것은 노무관리가 힘들어진다는 의미다. 기존 노조와 신규 노조가 얽혀 선명성 경쟁을 벌일 경우 노동운동은 더 거칠어지게 마련이다.
 
노조가 많으면 구심력이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더 강해질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파업이 늘고, 어떤 문제가 있을 때 이를 풀기가 더 어려워진다는 말이다. 기업으로서는 걱정스러운 일일 것이다. 복수노조 허용과 관련해 특히 걱정하는 것은 대기업들이다. 삼성이나 현대차, 포스코, KT와 같은 초대형 기업들이다. 삼성은 무노조 경영을 고수하고 있는데 양대 노총에서 이 기회에 노조를 설립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다른 대기업들도 복수노조에 바짝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신경을 쓴다’기 보다 ‘우려’하고 있다는 게 맞을 것이다. 복수노조는 이제 법으로 보장돼 사회의 한 제도가 되었다. 따라서 기업들은 복수노조 설립을 우려하기보다 어떻게 ‘원만한 관계’를 설정하느냐에 노무관리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신규 노조도 선명성보다 기존 노조의 잘못을 고쳐나가는 방향으로, 회사와 상생하는 방향으로 노동운동을 하는 게 노조도 살고, 회사도 사는 길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복수노조 시행되자 대기업들 ‘관심 집중’ 
단일사업장에서 복수노조 설립이 허용돼 재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KT 등에서 강성 복수노조 설립을 눈앞에 둔 게 ‘남의 일’같지 않은 상황이다.

대우조선 노동조합 홈페이지- 이 기사문과 직접 관계 없음

재계에 따르면 복수노조 제도 시행에 따라 가장 관심이 쏠리는 기업은 삼성으로 거제시에도 삼성중공업거제조선소가 위치해 있어 노동자협의회와 일반노조와의 사이에서 어떤 현상이 일어날지 전전긍긍하는 모습니 역력학다. 특히 사내 허창업게들은 관심은 숨죽이며 바라보는 상태. 민주노총 등 노동계가 이번 기회에 삼성에 노조를 설립하겠다고 벼르고 있고, 일부 직원들 역시 노조 설립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의 미래전략실과 각 계열사 경영진은 그야말로 초긴장 상태다.

현재 삼성그룹의 78개 계열사 가운데 삼성생명, 삼성증권, 삼성화재, 삼성정밀화학, 삼성메디슨, 호텔신라, 에스원 등 7곳에는 이미 노조가 있다. 다른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이전에 설립된 노조가 유지되거나 노조원이 적게는 2명에서 많게는 30여명인 ‘무늬만 노조’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 여덟 번째 노조 깃발이 어디에 꽂힐지가 삼성으로선 초미의 관심사다.

삼성이 최근 인사평가에서 등급이 떨어져도 연봉은 최근 3년치 평균 이하로 내려가지 않도록 관련 규정을 개선하고, 출퇴근 자율화와 건강검진 비용 지원 확대, 재택·원격근무제 도입 등 복지 혜택을 확대한 것도 복수노조 허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포스코에도 현재 노조가 설립돼 있다. 그러나 1만 6000여명의 직원 중 조합원은 10여명에 불과한 사실상 ‘페이퍼 노조’다. 이에 따라 복수노조 시행에 따라 삼성과 더불어 실질적인 노조가 설립될 가능성이 높은 회사로 지목돼 왔다. 포스코 관계자는 “매월 한 차례 최고경영진들이 참여하는 전사운영회의를 사내 인트라넷으로 생중계하고, 경영진이 사원들을 만나 의견 수렴을 하는 등 직원들과의 의사소통을 더욱 원활하게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내 단일사업장 중 최대의 노조 조직을 가진 현대자동차는 복수노조가 활동하더라도 협상 창구만 단일화된다면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노조는 4만 5000여명의 조합원을 이끄는 기존 노조와 이 노조를 견제하는 세력인 현장 노동조직이 5~6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 조직이 따로 복수노조를 설립할지는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들은 기존 노조 체제 아래서 조합비나 투쟁기금 등의 메리트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비교적 강성노조 모습을 보여오던 대우조선노조는 오랜 기간을 거쳐오면서 우여곡절이 많았던 터라 회사와 상생하지 않으면 근본이 흔들린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터라 근간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사내외 하청업체들의 신경이 곤두서기는 삼성과 마찬가지.

국민은행·농협도 복수노조 설립 신고  신규노조 76개 중 72곳 상급단체 미가입 
 지난 1일 금융권에서 복수노조 설립 신고서가 잇따라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한국노총 금융산업노조 소속 사업장인 국민은행과 농협에서 신규노조 설립 신고서를 제출했다. 같은 날 민주노총 사무금융연맹 소속 노조인 대우증권에서도 복수노조 신고서가 접수됐다. 금융권에서 복수노조 설립 신고가 잇따른 것은 사무·관리직 노조가 대거 출현할 것이라는 기존 예측과 맞물려 시선을 끌고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금융권 3곳의 신규 노조는 상급단체를 두지 않았다"며 "추가신고 여부와 상급단체 여부 등 향후 추이는 당분간 지켜봐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신고한 총 76개의 신규 노조 가운데 72개(94.7%)는 상급단체를 두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상급단체를 둔 4개 사업장 중 3곳은 한국노총, 1곳은 민주노총 소속으로 명시했다.

76개 노조는 한국노총서 분화된 32개를 비롯해 민주노총서 분화된 28개, 미가맹 등 분화 11개, 무노조 사업장 설립 5개 등으로 분류됐다. 고용부 관계자는 "신규노조는 조합원이 10명 미만이라고 신고한 곳이 80%를 넘었다"며 "이번 주말쯤이면 복수노조 수를 대략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친 기업·중도 노조 우후죽순… 투쟁→실리 중심 변화? 복수노조, 노동계 판도 바뀌나
복수노조가 시행된 후 친기업 노조와 실리적 중도 노선의 노조가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 양대노총은 삼성전자와 포스코 등 대표적 무노조 기업에 산하 노동단체 설립으로 반격을 노리고 있지만 아직 사내에서의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투쟁 중심의 판도가 근로자의 임금 및 복지 등 실리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우리銀 등 금융계 판도 급변할 듯
고용노동부는 3일 복수노조를 신청했지만, 상급단체에 가입하지 않은 노조 가운데 한국노총 소속이 32개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이 28개로 뒤를 따랐고 무노조 사업장 및 기타는 16개로 가장 적었다.한국노총 소속인 금융업계 노조들과 양대노총 및 친기업노조가 혼재돼 있는 택시·버스 업계의 판도가 가장 크게 출렁였다. 우리은행, 대우증권 등이 첫날 복수노조를 신청했고, 국민은행과 농협중앙회도 복수노조 설립 움직임이 활발하다.

택시·버스 업계는 복수노조 시행 첫날 총 44개업체가 신청했다. 대부분 한국노총 소속의 기존 노조가 있는 곳이다. 양대노총은 이들 노조 중 일부는 사용자 측이 만든 복수노조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용부는 사용자가 노조 설립에 관여했다는 고소·고발이 들어오면 조사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외 한국전력 자회사인 남부발전, 서부발전, 남동발전이 민주노총 소속의 기존 노조를 등지고 반민주노총 성향의 기업별 노조를 신청했다. 이들 신설 노조의 인원은 대부분 10명 이내다. 하지만 조합원의 수가 불어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노동계 현장의 목소리다.

복수노조로 인해 노사관계의 변화가 감지되면서 노사의 대응도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서울신문과 잡코리아의 설문결과에 따르면 300인 이상 대기업의 50%가 대책을 마련했다. 이들 기업은 새 노조를 만들 가능성이 있는 직원들을 파악하고, 설득하는 방법을 만드는 등의 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300인 이하 중소기업이 복수노조에 대한 대책을 만든 경우는 25.8%에 불과했다.

노조들은 노조가입은 쉽게, 탈퇴는 어렵게 하기 위해 규약을 개정하거나 노조 가입 범위를 비정규직까지 넓히고 있다. 대우조선노조는 조합원 탈퇴·가입 규약을 정비하고 있으며, 부산항운노조는 비정규직도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일부 택시회사 노조는 복수노조제도 시행으로 한 명의 근로자가 여러 개의 노조에 가입할 수 있는 규정을 막기 위해 노조원이 다른 노조 가입신청을 해도 허가하지 않기로 했다.
●복수노조, 태풍일까 미풍일까
복수노조 시행 첫날 설립 신고가 예상보다 많이 들어오면서 복수노조가 우후죽순 생겨날 것이라는 예상과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팽팽히 맞선다. 학계에서는 장기적으로 30%에 이르는 복수노조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기업의 38.2%가 복수노조 설립을 추진한다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와도 맥을 같이한다. 현장근로자들의 관심도 그리 높지 않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봐도 복수노조에 대한 현장근로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답한 인사·노무담당자는 23.5%로, 관심이 낮다는 응답(44.1%)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한 회사에 단기적으로 2~3개 이상의 노조가 신설되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1주일 정도 지나면 복수노조 설립 신고 건수는 한풀 꺾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일반노동조합 홈페이지 - 이 기사문과 직접 관계 없음

우리 인근 사정은? 
복수노조가 허용된 1일 울산에서는 1개 노조가 설립 신고를 했다.1일 울산고용노동지청에 따르면 국내 유일의 카프로락탐 제조업체인 (주)카프로의 근로자 12명이 현 노조를 탈퇴하고 새 조합 설립신고를 관할 구청인 울산 남구청에 냈다. 카프로의 현 노조는 한국노총 소속으로 지난 몇년간 노사 분규가 지속돼 온 사업장이다. 새 노조를 설립한 12명의 근로자는 현 노조 집행부와 노선을 달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새 노조는 상급단체 없이 단위노조로 설립 신고를 했다.

창원에 5개 사업장 이미 복수노조가 있었다.  해당 사업장은 창원산단내에 있는 현대로템과 볼보건설기계,세방전지 등 5곳이다. 부산고용노동청 창원지청은 현행 노조법에 생산과 관리 등의 직종이 다르면,따로 노조를 설립할 수 있고 기업이 인수 합병될 경우 이전의 노조를 인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지역은 택시 업계에서 복수노조 신청이 잇따랐다. 부산시와 부산고용노동청에 따르면 복수노조 시행 첫 날인 1일 부산지역 택시회사 10곳에서 9개의 노조가 복수노조 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 택시업계에서는 기존의 노조가 활동이 많지 않은 회사에서 신생 노조 설립 신청이 많았으나 신생 노조가 당장 과반수의 조합원을 확보해 교섭권을 갖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