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보국에 나선 친일문인들
"우리들의 활동의 대상은, 어디까지나 대동아전쟁의 완수에 있는 것이다. 적을 무찔러 마지 아니하는 정신으로 조서(詔書)에서 말씀하신 정전(征戰)의 목적을 관철하고, 대동아 10억의 민족을 적국 미·영(米英)의 속박으로부터 해방시키며, 그리하여 아세아 민족의 아세아를 건설하고자 하는 것이다."(유치진, [싸우는 국민의 자세],『국민문학』1943. 6) 

이 글에서 주장하듯 중일전쟁 이후 유치진을 비롯한 문학가들은 '전시체제' 도구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제 전시체제 하의 대표적 문학단체로는 조선문인협회, 국민총력조선연맹 산하 문화부(선전부), 조선문인보국회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조선문인협회는 친일의 길로 나선 첫 문학단체였다.

▲ 황기2600주년 기념행사에 문인들이 참여하여 문화행사를 개최했다.

조선문인협회(朝鮮文人協會, 이하 문협)는 식민지 조선의 최대 문인조직으로 '국민정신총동원(國民精神總動員)의 취지'를 달성하고자 설립된 단체다. 1939년 10월 29일 창립된 협회는 "새로운 국민문학의 건설과 내선일체의 구현에 있다. 반도문단의 새로운 건설은 내선일체로부터 출발하여야 한다."는 이광수의 취임사에서 분명하게 드러나 있는 것처럼 식민주의와 파시즘을 그 성격으로 하고 있다.

'황국(皇國)'과 황국신민으로서 문장보국에 참여한 문협 회원들은 이광수(회장, 香山光郞), 정인섭(東原寅燮)·김동환(東文仁)·주요한(村松紘一)·이기영·박영희(芳村香道)·김문집(大江龍之介, 이상 간사) 등이다.
1942년 9월 조직개편에 따라 간사장에 박영희(芳村香道), 평론부 정인섭(東原寅燮)·백철(白矢世哲)·최재서(石田耕造), 소설희곡부회 유치진·이무영·유진오 등이 맡았다.
발기인으로 참여한 문인들은 김동환, 정인섭, 주요한, 이기영, 박영희, 김문집,  정지용,  김기림, 최재서, 이태준, 백철, 임화, 임학수, 이하윤, 김상용, 김억,  김동인, 김기진, 김문집, 방인근, 김소운, 김형원, 박태원, 유진오, 함대훈, 이극로, 김용제, 전영택, 조용만 등이다. 간부중에 기획부 정인섭(東原寅燮), 백철이며, 문학부에 김동환(白山靑樹), 최정희, 모윤숙, 함대훈, 이태준, 이석훈, 최재서, 김억, 서두수, 노천명, 이헌구, 유치진 등이다.

문협의 주요 활동은 1940. 10. 12. 육군지원병훈련소 방문, 1940. 11. 30.∼12. 8 총후 사상운동을 위한 전국 순회강연회 개최, 1941. 12. 13. 부민관에서 '결전하 문화인대강연회'를 개최, 1942. 12. 04. 순국영령방문을 위한 지방별 유가족 방문을 위해 작가 파견, 1942. 12. 08. 동양극장에서 대동아전 일주년 기념 국민시낭독회 등을 개최하였다.

▲ 일제는 태평양전쟁을 일으키면서 전국적으로 "미국과 영국을 공격해야 한다"고 배격대회를 개최했다.

'싸우자' 외친 문인들
문협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문예지 {국민문학}은 1941년 11월에 창간된 대표적 친일잡지다. 최재서(崔載瑞)에 의해 인문사(人文社)에서 발행되었다. 이 잡지는 "황도정신(皇道精神) 앙양과 내선일체화 운동을 목적으로 한다 " 라고 일제의 침략전쟁에 협력하는 친일문학가들의 작품활동 무대가 되었다. 처음에는 연 4회 일본어문판, 8회는 조선어문판으로 발행하였으나 제2권 제5호부터는 계속 일본어문판으로 간행되었다. 1945년 2월 1일 통권 제38호로 종간되었다.
창간호에 최재서, 박영희, 백철, 이원조 등이 조선문단의 새 출발을 다지는 좌담회를 개최하여 '국민문학'을 주장했다. 또한 1942년 2월호는 '대동아전쟁 특집'으로 마련하였다. 이에 김용제(시, 선전의 날에), 정지용(異士), 이태준(석양), 정비석(한월) 등을 발표하였다. 1943년 3월호에 유치환의 '수'를 발표하고 여상현(공작), 이용악(道), 김기림(건망증) 등을 각각 선보였다.
1943년 5월호부터 '조선육군특별지원병'제도를 축하하는 문학응모전과 각종 시, 평론 등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