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종 추진사업마다 잡음을 일으켰던 경남도 문화관광국 유혜숙 국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 국장은 지난 10일 지방의회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경남도의회 현안질문의 당사자였다.

도의회 이병희(밀양 1)의원은 장애인체육대회에 대한 지원 부족과 생활체육 한마당 축제의 수의계약 특혜, 차사발 초대전의 특정작가 빌어주기 등 현안에 대한 질문을 해 의정단상을 오랜만에 화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김혁규 도지사가 간간이 지원사격에 나섰지만 이 의원의 화력을 진화하는데는 도움이 되지 못했다.

유 국장은 결국 위법사실을 시인했고 자신이 책임을 지겠다고 답하기에 이르렀다.  이 의원은 이 틈을 놓칠세라 어떻게 책임질지 확인하겠다며 아예 빗장까지 걸고 나섰다.

설상가상으로 다음날인 11일 경남예총이 이사회의 결정대로 유 국장 퇴진 서명운동에 불을 당겼고 오후 추경예산 심의 과정에서 연극 <사명대사> 제작비 1억원 특혜의혹까지 불거져 향후 그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유국장, 반성 커녕 홍보에 열올려
유 국장은 적은 예산으로 전국 규모의 행사를 치렀다고 자평하고 수의계약 건에 대해 지역이벤트사 육성 취지에서 도내 5개 단체를 검토한 뒤 실·국장 회의의 공론을 거쳐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이윤택 감독이 소속된 (주)월산과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또 이윤택 감독은 ‘개·폐회식 시나리오를 작성…’ 등 이 감독 홍보에 열을 올리자 의석에서 ‘이윤택이 홍보국이냐’‘그만하세요’라는 원성들이 쏟아져 나왔다. 급기야 의장이 ‘적법성 여부만 밝혀라’고 제재했으나 아랑곳없었다.  그러나 유 국장 역시 뒤에는 ‘시간이 없어서 수의 계약했다’는 궁색한 변명을 하기에 이르렀다.

차사발 초대전의 경우도 첫 행사로 어려움 많았지만 많은 도예가와 모 방송국의 후원으로 무사히 마쳤고 경제환경위원장도 잘됐다고 격려했다며 자부심으로 일한다고 답했다. 반면 포스터 사진에 대해서는 “공정하지 못하고 본의 아니게 문제가 됐는데 다른 의도는 추후도 없었으며 사과한다”고 밝혔다.

일문일답서는 ‘책임지겠다’
이 의원은 이에 대해 ‘답변이 형식적’이라며 추가질문에 나섰다. “수의 계약은 국장이 지시했느냐”는 이 의원의 질문에 “예”라는 답이 떨어지기 무섭게 월산의 계약서는 1차 계약일이 지난 3월 5일이고 생체협은 3월 31일로 돼 있는데 날짜가 다른 이유를 추궁하자 유 국장은 말문을 닫았다.

또 “(주)월산과 생체협의 계약이 위반 맞죠”라는 질문에 유 국장이 이유만 늘어놓자 “위법인지 아닌지만 말하라”고 다그쳤고 “은밀히 따지자면 그렇다”고 답하고도 유 국장은 온갖 이유를 늘어놓았다.
또 이 의원이 “책임질 수 있나”고 거세게 몰아치자 “지겠다”고 의외로 쉽게 답하자 “책임소재를 확인하겠다”는 말로 쐐기를 박았다.

이 의원의 질문은 차사발전으로 옮겨졌다. 이의원은 ‘3월 17일 모 방송국 회의실에서 만든 요강의 작품내용을 보면 도내의 흙으로 전통기법에 의해 본인이 직접 제작한 작품으로 해외에 인정받은 작품으로 돼 있던 출품조건이 나중에 도내 흙으로 빚은 차사발로 변경된 이유’를 따졌다.
이어 “본인이 만든 작품이라 했는데 직접 확인했나”는 말에 “작가의 양심과 인격을 존중해 사전확인은 못했다”고 답하자 “요강을 어긴 출품작을 평가 선정한 것은 큰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예스맨 간부들이 도정 오류 원인, 싸잡아 비난
이 의원은 기업도 사장의 눈치만 보고 비위맞추기에 급급한 기업은 망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오랜 기간 도지사와 같이 일하다보니 정은 들대로 들고 김 지사가 기침 한번 하면 왜 하는지를 알고 있는 고위간부들이 많아 자가당착에 빠져 일련의 도정의 오류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등 주위에 예스맨만 있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식회사 경남의 먼 미래를 내다본다면 한 그루의 나무를 볼 것이 아니라 숲을 보는 안목으로 이끌어줄 것을 부탁한다”는 충고를 곁들이며 현안질문을 마쳤다.

도지사, 유 국장 책임 물을까
이 의원이 긴급현안질의에서 물은 책임과 유 국장이 이야기하는 책임이 일치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이 의원의 경우 ‘국장 사퇴를 의미하는 듯하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그러나 책임지겠다는 말이 나온지 수일이 지난 현재까지 유 국장 사퇴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그보다 유 국장이 사퇴서를 낸다 하더라도 인사권자인 도지사의 의중이 관건이 될 수밖에 없다. 유 국장이 사퇴의사가 있는지는 미지수이지만 지사가 반려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최근 하는 일마다 논란이 일고 있는 문화관광국에 대한 도지사의 입장은 호통은 고사하고 오히려 소신을 강조할만큼 우호적이라는 입소문이 돌고 있다.

이는 김혁규 지사의 “어떻게 된 일인지 도에서 행사만 하면 하기 전부터 시끄럽고 끝나도 시끄러운 데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불만 섞인 어투로 미뤄 유 국장을 옹호하는 쪽이라는 지적이다.
아울러 생활체육한마당 행사의 수의계약에 대한 입장이나 차사발 전시회의 요강을 위반한 사태에 대한 지원발언 등 여러 곳에서 김 지사의 유국장 감싸기가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경남시사신문 황외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