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포출신의  청년운동가
일본은 러시아와 전쟁에서 승리함으로서 거침없이 제국주의적 야욕을 나타내었고, 우리 나라를 군홧발로 짓밟고 말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한명(池漢明, 1905∼1969 ,가명 池明)은 일본과의 불평등조약을 맺기 한 달 전인 1905년 10월 15일 거제군 이운면 옥명동(玉明洞, 소목)에서 소작농인 지홍식씨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1908년에 한학자이며 의사인 조부 지낙운 선생 밑에서 천자문을 배웠는데, 그는 두뇌가 명석하여 "재동(才童)"이란 칭호를 받았다고 한다.
1909년 8월 22일, 조선의 민중들은 경술왜란(庚戌倭亂 또는 경술국치(庚戌國恥)을 맞아 서러움에 복받쳐 통탄의 눈물을 흘렸다. 또 사랑하던 조선은 일본의 속국으로 완전히 전락하고 마는 치욕스러움을 당한 것이다.
지한명은 1914년 3월에 장승포 능포마을에 있는 한문서당 "명호당(明湖堂)"에 입학했으며, 1919년 3월 1일 민족해방운동 때 부친이 시위에 참가했다가 병환으로 사망하자 학업을 중단해야 했다. 그 뒤 1921년 그는 이운공립보통학교(二運普通學校, 현 장승포초등학교)에 입학하여 다음해 4월에 장승포 강습회에 전학하여 민족주의 사상을 교육받았다. 하지만 강습회에서 일본인 모리모토(森本勝助) 교장의 미움을 받았고, 진주로 정근가는 유창호 선생을 유임하고자 전교생으로 하여금 동맹휴학을 일으켰다.
그는 주모자중 한 명으로 퇴학을 당했지만 형제들의 도움으로 재입학을 할 수 있었다. 그의 성격은 곧은 대나무처럼 강직했고 불의에 용납하지 않는 인품을 지녔다고 한다. 지명의 딸인 지금자(60, 부산거주)씨는 "아버지는 남에게 친절하고 일본에게 나이를 막론하고 싸웠지요."라고 아버지의 강인한 성격을 말해 주었다.
1924년 독학으로 중등과정을 마치고 이운청년회(二運靑年會)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인 청년운동에 뛰어 들었다. 이운청년회는 1923년 창립하여 이운면지역(장승포·일운면·고현)의 청년들을 중심으로 반제·반일의식을 고취시키고 민중계몽운동을 펼쳤다.
1925년 10월 15일 이운청년회 정기총회에서 집행위원으로 선출되었고, 거제의 혁명가 동맹인 사회운동자강화회(社會運動强化會), 장승포 야학교 강사 등으로 활동했다. 또한 강화회에서 각 지역을 순회하면서 강연회를 개최하였는데, 강연회에서는 윤택근(尹澤根, 일명 윤일), 김응수(金應洙, 일명 김광) 등과 함께 강연자로 나섰다.
그는 1926년 9월 30일 능포청년회를 결성하여 의장으로 선출되었고, 노동야학과 청년들의 교양을 위해서 강습회를 개설하기도 하였다.

이운청년회에서 능포청년회 의장으로
그는 1926년 8월, 신흥청년회에 참가하여 중앙집행위원에 선출됨으로서 사회주의 운동으로 나아가는 계기로 이어졌다. 그는 거제청년동맹 집행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 여성을 위한 평등운동, 소년·노동자·농민·사상운동에 심취하여 민족해방운동가로 성장하는 계기를 맞았다.
1926년 4월에 윤일 영향을 받아 사회주의 사상에 심취하여 조선공산당에 가입하고, 동시에 거제체육연맹을 창립하고 집행위원이 되었다.
1927년 3월에 조선공산당 고려공산청년회 경남 거제도야체이카(세포)원이 되었다. 또한 같은 해 8월 5일 신간회 거제지회 상무 간사로 선출되어 좌우합작운동에도 관여하게 되었다.
이처럼 민족해방운동의 제역할을 하다가, 그는 1928년 8월 경기도 경찰부에 검거되었으나 9월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났다. 하지만, 1931년 4월 정규홍과 조선공산당 재건운동을 벌이다가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되어 2년 동안 수형생활을 하게 된다. 그는 1933년 4월 18일 출소하여 거제 아양리로 귀향했으나 일본 경찰의 탄압으로 잠시 잠복기를 가지기도 했다.
1934년 함북으로 도피했다가 1936년 봄, 옥명 본가로 귀향했다. 같은 해 여름엔 정어리 건착망 어선 노동자로 있다가, 1937년부터 1944년까지 장승포상인조합, 장승포어업조합 등에서 평범한 생활을 시작했다.
1942년 본 부인이 사망하자 실의에 빠져 있다가 재혼을 하였고, 1945년 6월 조선민족해방운동가들의 임시검거 사건에 연류되어 일본 헌병대로 연행되었다. 그는 부산헌병대로 이송되어 만 2개월만에 출옥하게 된다.
해방을 맞아, 조선건국준비위원회의 결성과 조선인민공화국 수립으로 거제로 귀향하게 되었다. 거제도 인민위원회에서 활동하다가 쇠약한 탓으로 일선에서 물러나 칩거생활을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