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를 아시아의 눈으로 보자’
옳고 당연한 말이지만 우리는 그동안 아시아의 눈으로 아시아를 본 경험이 별로 없다. 아시아를 비춘 거울은 우리 스스로가 아니라 미국과 유럽의 서구언론이었다.

이러한 문제의식으로 아시아를 우리의 눈으로 다시 보자고 외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아시아 20여개 나라의 언론인들과 민주화 운동가들을 묶은 아시아네트워크가 생겨나게 된 배경이다.

한겨레21은 2000년 9월 이들에게 아시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마당을 내놨다. 그리고 2003년 7월 <우리가 몰랐던 아시아>라는 제목으로 아시아네트워크의 ‘아시아 바로 알기’ 첫 성과물이 나왔다.

이 책은 그간 우리가 서구언론을 통해 당연한 듯이 알고 있던 몇가지 문제에 대해 과연 그러한가라는 물음을 던지고 있다. 캄보디아의 킬링필드는 온전히 크메르 루즈만의 책임인가.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는 과연 때묻지 않고 순수한 인류의 스승인가. 필리핀의 코라손 아키노는 여전히 변함없는 민주주의의 상징인가.

서구언론을 통해서 아시아를 이해해온 사람들에게 아시아 네트워크에 속한 현지 언론인들의 생생한 목소리는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이 책에는 아시아 혁명가들도 등장한다. 동티모르 독립혁명의 영웅 구스마오, 팔레스타인의 독립투쟁을 이끌어온 하마스의 아흐마드 야신, 미얀마 학생민주전선 지도자 니잉옹 등은 이 책에서 직접 자신의 손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시아를 아시아인의 눈으로’ 보려는 아시아네트워크의 여정은 이제 첫 시작이다. 아시아네트워크가 시작한 ‘우리가 몰랐던 아시아를 알아가는 작업’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이 글은 미디어오늘의 이호석님께서 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