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은 28일 기자브리핑을 통해 올해 정기국회에 주민투표법안을 제출, 입법되는 대로 내년 하반기부터 쓰레기매립장 설치, 읍-면-동의 분리-합병 등과 같은 주요 현안에 대해 주민이 직접투표로 결정하는 주민투표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법안에 따르면 주민투표는 주민(자치단체 선거권자의 5분의1 이내)이나 지방의회(3분의2 찬성), 또는 단체장(지방의회의 동의를 얻어)이 발의할 수 있도록 했다. 일부 읍.면만 해당되는 사항이라도 투표 실시 구역은 해당 지자체 전역을 단위로 실시된다.

투표는 발의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하며, 투표권자 3분의1 이상 투표에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으로 결정된다. 투표 대상 안건은 조례로 정하도록 했으며, 자치사무 가운데 세입.세출이나 공과금 부과 등 재무 사항, 공무원 보수.인사 등 행정내부 운영 사항, 재판 중인 사항 등 7개 항은 제외된다.

행자부는 특례조항으로 시.군 통합이나 원전센터 설치 등 국가 정책 사항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관련 부처 장관이 요구할 경우 '자문형 주민투표'도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자문형 투표는 구속력은 없고, 정책 결정의 참고자료로 활용된다.

외국의 사례

주민자치 전통에 따라 미국과 스위스에서는 지역별 실정에 따라 각 주별로 다양한 주민투표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몇몇 주는 주민투표가 세금을 낮추고 카지노를 유치하는 데 이용돼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독일의 경우 지난 90년대 중반부터 도입했으며, 프랑스는 올해 3월 헌법개정으로 도입근거를 마련했다. 일본은 주민투표법은 없지만 자치단체 조례로 주민투표를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