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직원 인사권 "의회로"
 
지방분권에 대한 정부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방의회의 사무국이나 전문위원에 대한 인사권도 지방자치단체장이 아닌 의회 의장에게 부여돼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현재 지방의회 보좌기능과 효율적인 업무 처리를 위해 마련된 지방의회 사무처나 사무국, 전문위원에 대한 인사권이 자치단체장과 의회 의장이 가지고 있지만 의회의장은 협의권만을 가지고 있어 사실상 최종 결정권은 자치단체장이 가지고 있다.

이같은 인사권으로 인해 사무 직원들은 인사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집행부의 눈치를 살펴야 하고, 의회에서는 ‘집행부 사람’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의원들과 의장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전문위원도 본연의 임무인 의원들의 의정보좌 기능을 하고 있지만 행정사무감사나 예산 심사·편성때 집행부의 입장을 무시할 경우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 있다.

결국 지방자치가 재실시된 지 11년이 지나도 지역현안들에 대한 정책발전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할 지방의회가 의정 보좌기능 부족 등으로 집행부에 끌려 다니는 의정을 펼치고 있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따라서 자치단체장이 가지고 있는 의회 사무처의 인사권을 의회 의장에게 부여하고 전문위원실의 기능 강화도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방 정계에서도 지방의회 사무처의 인사권이 독립될 경우 의회직원과 전문위원으로서의 충실한 역할 수행과 집행부와 지방의회간의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기본 원칙을 지킬 수 있는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전국 시군 자치구의회 의장협의회도 지난 18일 서울에서 전국 의장단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방분권추진특별위원회 간담회를 갖고 지방의회 직원에 대한 인사권을 지방의회 의장이 갖도록 하는 내용의 건의안을 마련, 정부에 전달하기로 했다.

지방정계 관계자는 “의회 사무처 직원과 전문위원들이 인사 불이익 등에서 벗어나기 위해 집행부와 의회의 눈치를 동시에 살펴야 하는 불합리적인 구조로 인해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사무처와 전문위원실의 인사권 독립과 기능 강화는 효율적인 의정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경남일보 김위중  기자 <kkwee@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