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제148회 임시회가 개회된 이후 4일부터 거제시의회(의장 황종명)는 거제시가 내년도에 펼쳐갈 사업들을 확정하고 예산안을 부의하기 전 의회에 사업들을 보고하는 중요한 상임위원회 활동을 펴는 중이었다.

그런데 이날 오후 속개된 산업건설위원회(위원장 반대식)에 유독 한명의 의원 자리가 공석으로 비어 있었다. 이유를 물으니 동료의원들의 대답이 제 각각이다. 동료의원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하기가 상당히 난처하다는 눈치다. 그러면서도 끝말에는 "중요한 업무보고를 받는 회의에 빠지면 안되는데..."하고 말꼬리를 흐린다.

도대체 오전 회의에 무슨일이 있었길래 이러는 것일까? 하고 되물었으나 끝내 대답해 주질 않았다. 그런데 TV를 통해 오전 회의 광경을 지켜 본 한 공무원은 "아마도, 자신이 추진하려던 일이 상임위에서 받아들여지지않아 섭섭한 마음을 가진 것 같다"는 추론만 던질 뿐 분명한 이유는 알 수가 없단다. 옥포대첩 거북선 관련 건으로 고증이 더 필요한 점 등을 들어 보류결정을 한 것이 원인인 것으로 짐작되지만 이 일의 경우 거북선을 지세포에서 옥포로 옮겨올 경우 양지역간 갈등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 보다 더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여져 산건위 결정이 일응 수긍가는 일이다.

그렇다고 거제시 내년도 전체 사업 내용을 따져보는 자리에 자신의 일과 관련해 시의원이 직무를 저바리고 자리를 비우는 것은 지나친 행동이 아니냐고 되묻자 한 공무원은, "동료의원들 조차 입장이 곤란해 말 못하는 것을 어쩌냐"는 것. 상임위 회의장에서 공무를 논해야 하는 그 시각에 그 시의원은 어디서 무얼하고 있었을까? 참으로 궁금했다. 동료의원들이 자신이 하고자하는 일은 외면한다고(?) 무시당한다(?)거나, 자기들 끼리는 서로 밀어주면서 그 의원에게만 왕따를시킨다(?)는 인식을 하는 이유는 아닌지 궁금하다. 해당의원은 다른 기자의 전화에도 응답이 없었다. 과연 무슨 일일까? 

의원들이 그동안 시 행정을 제대로 견제하고, 잘못하는 일은 매섭게 바로 잡는 본연의 자세를 보여왔을까? 만약  모 의원이 하고자하는 일이 공익을 위한 것이었다면 오히려 공개해 시민들에게 알리고 정당성을 주장하는 것이 타당할 터인데 공익을 위한 일이 아니었다는 뜻인가?  때론 의회가 거제시에서 아무리 잘못된 행정을 벌여도 처음에는 마치 범 잡을 듯 호통을 치다가도 끝에는 슬그머니 받아들여주는 일을 되풀이하는 일들이 더러 있었음을 보면 진정 지방자치가 꼭 필요한 것인지 의문을 가질 때도 많다.

자신의 본분을 망각하는 일부 의원들은 입만 열면 '시민의 대변자'라고 하는데 이런 대변자를 가진 시민들도 똑같은 취급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기분 나쁘면 의회 불출석으로 본분을 팽개치는 의원이나 의회의 출석 요구에 배짱을 부리는 자치단체장, 증인, 참고인들의 삐뚤어진 행태가 곧잘 전국 각지에서 보도되는 것을 보면 이것도 최신유행(?)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의원의 의회 출석은 지방자치의 기본이자 의회민주주의의 근간임에도 이를 뒤흔드는 모 의원 행태에 단호한 시민들의 질타가 있어야 한다"는 한 시민의 지적은 이런 행동은 직무유기라는 것이다. 지방의회는 합의제기관이기 때문에 회의를 열고 의결하기 위해서는 일정수 이상의 의원이 반드시 출석해야 한다. 따라서 의원은 지방의회의 구성원으로서 본회의, 위원회, 소위원회에 출석할 의무가 있다. 그리고 지방의회 의원도 공무원이므로 성실을 다하여 그 맡은 바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

사람이 살아가는데는 특별한 사정이 생길 수 있다. 그럴 경우면 의원은 위원장이나 의장의 허락을 얻어 자리를 비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의원의 불성실한 공직 태도는 시민을 대표하는 기관 및 사람으로서 그 자질이 의심스럽다하지 않을 수 없다.

가장 민주적이어야 할 의회 활동은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민주주의 기본조차 무시하는 의원이나 공무원, 시민을 홀대하는 지방의회, 그들은 민주주의라는 허울 쓴 독초가 아닌지 심히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던 모 기자의 기사문이 뜨오른다..

지난해 국민권익위가 직업별 청렴수준에 대한 국민의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방의원들의 청렴성과 윤리의식이 국회의원 다음으로 낮다는 평가가 나온바 있다. 이는 국민들이 지방의원들의 자숙을 요구하는 것이다. 지방의회의 가장 큰 역할은 ‘지역민을 최대한 편안하게 하는 것’, ‘무리한 행정에 쐐기를 박는 것’ 두 가지다. 지방의회는 오로지 지역 주민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것, 그 이상 그 이하의 이유가 있어서는 안 된다.

일본의 한 예를 보자.  후쿠시마현 야마쓰리정(町) 의회는 작년 3월 한 해 340만엔씩 받던 의정비 월급제를 폐지하고 의회에 출석할 때만 하루 3만엔씩 받는 일당제로 바꿨다. 회의 출석 때 정액 교통비를 주던 것을 영수증을 받아 실제 쓴 교통비만 지급하는 의회도 생기고 있다. 의원들 스스로 지방재정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보려는 노력들이다. 지방의회는 원래 지자체의 방만한 행정과 예산낭비를 감시하려고 도입한 제도다. 감시는 커녕 자기네 젯밥만 밝히는 지방의회 의원이라면 뭣하러 둬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의원은 권력자가 아닌 시민을 위한 봉사자임을 거듭 강조한다

의원의 성실의무를 규정한 지방자치법의 의무규정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품위를 지키고 공정할 것을 규정한 거제시의원윤리강령

거제시의회 홈페이지에 적시된 청렴및 품위유지의무에 출석의무를 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