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거제시, 조선ㆍ제조업 총생산의 93%로 의존도 너무 높아"
대형 조선소가 있는 거제시가 조선산업의 쇠퇴로 지역 경제가 침체할 것에 대비해 새로운 성장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책은행인 한국은행이 제기해 거제시가 관광정책의 근본적 수립 등 경제의 다변화를 수립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 경남본부는 24일 '스웨덴과 일본 조선산업 기지의 현 모습이 주는 시사점'이란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조선업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2002년 후 줄곧 1위를 차지해오다가 2009년과 2010년 중국에 그 자리를 내주는 등 대외적인 환경이 변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거제의 경우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대기업 조선소가 있기 때문에 조선업이 지역 제조업 총생산의 93.6%를 차지하는 등 지나치게 의존도가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선업계가 쇠퇴의 길을 걸으면서 지역 경제의 침체를 불러와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한국은행은 우려했다. 따라서 한국은행은 거제시가 산업 구조의 고도화를 포함한 새로운 성장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며 스웨덴 말뫼와 일본 요코하마의 예를 들었다.

스웨덴의 대표적인 조선 도시였던 말뫼시는 1980년대 조선 경기의 불황으로 코쿰스 조선소가 폐업하면서 1만명의 근로자가 실직하는 등 큰 어려움을 겪다가 정보기술과 생명공학, 컨벤션 등 고부가가치 산업 도시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다 에너지효율과 탄소 제로 인프라를 확충해 저탄소 환경도시로도 거듭나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발전했다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일본의 요코하마시도 1970년과 1980년대 1, 2차 조선산업 불경기로 한동안 침체의 늪에 빠졌다가 우주, 항공 등의 분야로 지역 산업을 재배치하고 조선의 비중을 축소해 도시 재생과 함께 활력을 찾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조선ㆍ해양의 비중이 90% 이상인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위험의 분산을 위해 그 비중을 점차 줄이고 사업의 다각화를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한국은행은 강조했다. 같은 조선업종이지만 현대중공업은 이미 조선의 비중을 축소해 조선ㆍ해양이 50.2%에 불과하며, 나머지 49.8%는 플랜트와 건설장비, 엔진 등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거제시는 장기발전 전략의 대대적인 수정이 필요하며 시민적 공감대 형성과 함께 국제적 권위를 가진 전문기관과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라는 여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