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L당 2천 초과에 이어 LPG도 치솟아 택시운행·난방도 '움추려'
휘발유값 사상 최고치 경신에 이어 LPG 가격마저 대폭 상승함에 따라 택시업계를 비롯 서민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특히 천정부지로 오르는 기름값에다 서민연료인 액화석유가스(LPG)가격마저 두달째 오름세를 보이면서 이에 큰 부담을 느낀 서민들 사이에서는 카풀족과 뚜벅이족이 증가하는 등 생활패턴마저 변화조짐을 보이고 있다.

LPG 수입·판매사인 (주)E1에 따르면 3월 LPG 국내 판매가격은 겨울철 난방용으로 많이 쓰이는 프로판이 지난달에 비해 ㎏당 83원 오른 1419.4원, 차량용 연료로 많이 사용되는 부탄이 ㎏당 75원 오른 1805원으로 결정됐다. 이는 지난달에 비해 각각 6.2%, 4.3%가 오른 것으로, 역대 최고치다.

LPG가격 상승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곳은 택시업계. 하루 평균 300㎞는 족히 운행하는 택시 특성상 하루에 한번은 충전을 해야 하다보니 최근 운행을 포기하고 대기하는 차량이 크게 늘었다.

한 택시기사는 “하루 사납금이 10만5000원인데 가스충전 한번 하면 5만5000에서 6만원이 든다”며 “가스비가 또 오르면 지금보다 더 돈이 들게 뻔하니 운행 자체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기사는 “택시업계에 악재만 계속 되는 기분이다”라며 “경기불황에 택시 손님은 줄었는데 LPG가격은 오르고, 물가 상승에 덩달아 차량 유지비도 올라 그야말로 죽을 맛”이라고 하소연했다. 개인택시는 그나마 회사택시보다는 상황이 좀 낫지만 회사택시들은 죽을 맛이다. 사납금을 맞추고 수익도 올리려면 그만큼 더 운행을 해야 하는데 하는 만큼 가스비, 유지비가 더 들어가니 결국은 더 손해라는 것이다.

연이은 LPG가격 상승소식에 다가올 꽃샘추위가 더욱 두렵기는 노인세대가 많은 1인 가구나 저소득층도 마찬가지.  도시가스가 확대 보급이 추진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일부 단독주택이나 도시가스 공급이 미치지 않는 많은 가구들이 프로판 가스 보일러나 프로판 전열기구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부 김모(54)씨는 “예전에도 기름값이 무서워 보일러 가동을 최소화하곤 했는데, 최근 1주일동안은 도저히 감당이 안돼 하루 2번 뜨거운 물로 씻을 때만 어쩔 수 없이 보일러를 가동하고 있다”며 “앞으로 기름값이 계속 오르면 10년전에 썼던 연탄보일러로 다시 바꿀까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기름값과 LPG가격 상승 여파는 직장인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자가용 이용을 포기하고 자전거를 타거나 운동삼어 걸어서 회사를 오가는 ‘뚜벅이족’들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직장인 오모(34)씨는 “2월초부터 직장 동료 4명과 카풀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며 “직원들 사이에 최근 들어 출퇴근 카풀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