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태 편집부장

‘소통’의 사전적 의미는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 또는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을 말한다. 소통을 통해 다양한 의견들을 오해가 없게 결집하고 그 결과를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의미로 재해석할 수 있다.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로 ‘백성의 입을 막는 것은 물을 막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고사를 흔히 인용한다. 사람의 입과 언로를 막는 것은 강물의 흐름을 막는 것보다 더 위험하다는 뜻으로 백성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독선을 펼치는 위정자들을 경계하는 말이다.

그러기에 권민호 거제시장도 지난해 3월 2층 시장실을 민원인들과 가까운 1층 민원실 한 켠으로 옮겼다. 권위주의를 버리고 시민과 소통을 강조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들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시행초기 찬반논란 속에 다시 2층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1층 열린시장실은 1여년이 지난 현재까지 별 탈 없이 운영되고 있는듯 하다.

또 권 시장은 각종 시민사회단체 등과 간담회를 가지는 등 그들의 고충을 듣고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려는 노력들도 계속해 왔다. 페이스북을 통한 소통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 속에서도 현재 거제시 행정은 소통 부재에 따른 잡음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이고 무리한 사업추진으로 각종 파열음이 생기고 행정력과 예산을 낭비한다는 지적들도 일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일사천리식 사업추진이 행정 신뢰를 잃고 민심만 분열시키고 있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민의를 수렴하지 않아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일이 허다하다는 것이다.

굳이 행정 난맥상을 지적하지 않더라도 대표적 사례로 포로수용소유적공원의 김백일 동상이 그것이고, 세계조선해양축제도 마찬가지다.  또 최근 치러진 경남도체와 흥남철수작전 관련 빅토리아호 인수 추진도 일맥상통하는 사례다. 6년 전에 열린 도체를 또다시 개최했어야 했는지, 또는 흥남철수작전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배를 지나친 행정력을 들여가며 기어코 인수해야만 하는지 등 의견이 분분하다. 야메시 자매결연도 한 몫을 거든다.

시장공약사업중 대표적 사업인 차세대산단과 300만원대 국민주택 공급 등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표류하는 것도 소통 부재에서 비롯한 일방적 사업추진이 원인이라는 시각이 적지않다. 여론을 수렴하고 집행부를 견제해야할 의회마저 오히려 나서 부화뇌동하는 일도 발생한다. 이미 벌어진 일이니만큼 찬찬히 되짚어 거제시 발전을 위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한 정치인은 강한 추진력만이 일을 잘 처리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했다. 충분히 의견을 수렴한 후 그 결정에 따라 일을 집행할 때 추진속도는 배가된다고 했다. 이는 소통을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로 소통 부재는 신뢰를 잃을 수 있고, 일을 망치고 더 더디게 만들 수 있다는 충고다. 사안에 따라 보안과 일방적 사업추진이 필요할 경우도 있겠지만 그것은 일부일 뿐이다.

현재 우리사회의 화두는 소통이다. 소통능력은 도덕성과 더불어 공직자가 가져야할 가장 중요한 자질이다.
2002년 월드컵에서 우리나라 축구를 세계 4강에 올려놓은 거스 히딩크 감독의 소통의 리더십이 더욱 커 보이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