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민선시장 전원 구속', '거제시 공직사회, 또 '뇌물 폭풍에 휩쓸리나?', '거제시 행정실수, 김백일 동상 그대로 두라', '뇌물도시 거제' 등 거제시가 전국구 뉴스를 타는 내용 중 대부분이 토착비리와 연관된 뇌물수수로 공무원의 부조리, 돈 공천 등이다. 여튼 안좋은 일로 전국구 뉴스 참 많이도 탔다. 뉴스를 보며 '또야?', '부끄럽다', 'x 팔린다', '역시 거제다' 등의 말들을 하는 거제시민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시민들에게 5월 한달 15명의 어린이들이 큰 기쁨을 안겨줬다. 거제시 리틀야구단이 제8회 도미노피자기 전국대회에서 연일 승전보를 전해주며 기어이 전국대회 우승이라는 쾌거까지. 야구의 볼모지 거제에서 아무런 관심도 못받던 열악한 환경의 어린 소년들이 일을 내고 만 것. 여기 저기 축하의 메시지가 쏟아지며 거제시민들이 다 같이 기뻐했다.

각 종 메스컴에서 대 이변이라며 거제시 리틀야구단의 승리 소식을 다뤘고, 왕중왕전은 mbc espn에서 생방송으로 방송되며 거제시의 위상을 드높였다.

이렇게 큰 일을 해낸 거제시 리틀야구단의 우승기념 카퍼레이드가 지난 23일 고현시내 일원에서 있었다. 카퍼레이드를 보며 "자랑스런 선수단에게 관심조차 없다고 연일 거제시 체육행정에 비난이 쏟아 졌었지만 그래도 큰 일하고 돌아온 선수단을 위해 거제시가 이제 좀 쳐다봐주는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선수단에게 박수를 보냈다.

웨딩블랑에서 해단식을 한다는 소식에 대견한 거제 소년단들의 소식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카퍼레이드 뒤를 따랐다. 거제시에서 그래도 장하다고 축하해주고 기념식까지 멋지게 하려나 보다라는 생각으로.

웨딩블랑에 도착해 카메라를 들이대는 순간 놀랐다. 아니 거제시리틀야구단에게 미안한 맘이 절로 들었다는 말이 맞겠다.

그 곳에는 소년단과 코치진, 학부모들만이 자축하는 자리였다. 저녁식사도 웨딩블랑 대표가 야구단을 위해 대접한 자리. 카퍼레이드도 이 자리도 거제시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시 관계자는 아무도 없었다. 누구말만따나 거제시장이야 바빠서 그렇다 치고 시 체육교육과 관계자조차 한명도 없었다.

거제시 이름을 전국적으로 멋지게 알리고 온 소년들에게 잘 했다고 격려라도 좀 해 주고, 시에서 관심을 가져주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는 큰 힘이 될텐데 좀 너무하지 않나 싶다. 관광홍보 한답시고 성과도 없는 선진지 견학이니 외지에 가서 하는지 안하는지 모르지만 홍보한다고 돈쓰니, 반짝반짝 하늘 밝히는 축포 쏘는데 수억들이는 것보다 백배 더 효과를 불러온 거제시리틀야구단에 투자하는게 훨 낫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착찹한 마음으로 자랑스런 우리 선수단에게 격려의 말 한마디 하고 돌아왔다.
 
"백날천날 사고쳐서 메스컴 타 전국적으로 거제시민들 쪽팔리게 하는 거제시보다 너희들이 백만배 더 낫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