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소방서 119안전센터 소방위 강천섭

최근 10여 년 동안 우리 사회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를 하나 꼽는다면 '다문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다문화는 세계화라는 전 세계적 공감과 우리 사회의 과업에 힘입어 1986년 아시아 게임과 1988년 서울 올림픽 계기로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유입된 데서 비롯하여 1990년대 이후 급격한 산업경제구조 및 직업인식 변화에 따른 3D업종 기피, 경제활동인구의 대도시 집중적 이동에 따른 노동시장의 인력수급을 위해 불가피했던 외국으로부터의 인력수급 등에 따라 우리 사회의 필요와 저개발국가의 경제적 욕구가 맞물려 시작되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는 노동시장에서뿐 아니라 대도시와 농어촌 간의 인구학적 변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즉 경제와 문화의 다양한 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 대도시로 젊은 여성들이 집중된 반면 농어촌은 고령화와 극심한 남초현상을 직면하게 되었다. 농어촌 불균형적 노동 및 성별 인구의 문제는 급기야 국제결혼이라는 새로운 대안을 통해 해결안을 모색하였다.

실제로 다문화가정 증가추이 및 국제 취득현황을 보면 2010년 10,834건이었던 건수는 2011년 12,4658건으로 지난 5년간 29%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으며, 또한 결혼이민자 및 귀화자 자녀의 연령별 현황은 자녀수 10,996명중 만6세이하 7,409명(67%), 만7~18세 3,587명(33%)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지난 3월 다문화가정 혼혈 청소년이 트라우마를 이기지 못하고 주택가를 배회하면서 1시간여 동안 3회에 걸쳐 연쇄방화를 일으킨 반사회적 현존건조물방화 행위는 다문화가정의 10대 청소년의 범죄는 초등학교 입학시기 부터 고등학교 재학시 때까지 친구들로부터 “헬로 러시아” 등의 말로 듣고 집단 따돌림과 가출아 반복되면서 관계 차별과 사회적 배제와의 갈등과 폭력에 의한 다문화가족의 해체적 위기를 가늠하는 사례라 하겠다.

우리 사회는 빠른 속도로 다인종, 다문화사회로 진전하고 있다. 그러나 다문화가족의 사회적 속성이 변하는 만큼 다문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사회․문화․제도적 준비 수준은 아직 충분하다고 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 다문화가족지원법 등 제정되고 시행하고 있으나 이러한 제도적 노력은 대부분 다문화에 대한 통합적이고 권리적인 측면보다는 다문화사회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예방하고 욕구에 대처하기 위한 기능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현재 우리가 다문화사회로의 진입단계에서 경험하고 있는 오류, 즉 비인권적 국제결혼과정, 가정폭력, 문화갈등 등과 사회적 차별 등에 대해 반성하고 재고찰함으로써 극복되어야 할 우리 모두의 과제임에 틀림없다.

5월은 가정의 달, 인연을 풍성하게 날 이기도 하다.
다문화가족들을 위해 먼저 찾아가고 함께하는 119의 현실적 안전문화 확산의 일환으로 생활구조·생존기술․재난대처 예방의 재능기부 실천방법으로 경상남도 소방본부는 화재․구조구급․지진 등 극한의 재난현장에서 구조활동을 펼치며 축적된 119생활통역서비스·생존구조 서비스의 재능기부 실천을 365일 언제 어디서든 미리 찾아가는「다문화가족 재난현장 살아남기」사전예방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단순체험 교육에서 벗어나 각종 재난상황에서 가족이 고립된 상황에 주안점을 두고 의약품, 텐트, 생수, 비상식량 등 최소 생존물품만을 지급하여 운영하며, '임산부 등 긴급상황에서 생존하기', '화재현장 등 긴급상황에서 대처하기', '붕괴건물 등 고립상황에서 생존하기', '산에서 조난 시 생존하기'를 주요테마로 체험교육을 실시하여, 2011년 한해동안 다문화가족의 화재발생 등 반 사회적 병리건수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출산 및 사고로 인한 구조구급 출동은 40% 증가 추세에 있다. 다문화지원센터의 생활 정착지원과 119의 안전재난교육의 상호 공조체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로 재미와 감동, 성취감을 줄 수 있는 실질적인 체험으로 정착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한편 금번 다문화가족 '재난현장 살아남기'프로그램을 성공적 운영하고, 앞으로도 주5일 수업제에 따른 학생 및 단체 등 재난취약계층에 대한 계절별, 시기별 테마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전문구조·생존기술의 재능기부를 실천해 나갈 계획이다.

다문화가족 안전 인프라구축 및 지역사회 안정적 정착 지원과 인식개선으로 다문화 안전교육 강사 풀 구축, 안전서비스 지원 방안 등 함께하는 사회분위기 조성에 119 새싹의 배려와 사회통합의 발걸음과 지혜가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