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시민의 알권리 충족 위한 노력은 없다?'
감사원 감사까지 문제제기된 사건 등에 대한 해명 없고
장승포 호국평화공원 의회 보류, 차세대산단조성 용역 마무리, 부산시 시내버스운행 제안에 대한 견해 등 시민관심사 철저히 외면
매년 반복하는 옥포대첩제 등 홍보내용만 브리핑해서야 
통상적으로 정부기관이나 공공단체 등이 정례브리핑을 통해 “시책사업 등과 관련해 각종 전문가, 시민단체, 언론, 일반시민 등을 통해 제기되는 문제를 주간 단위로 브리핑을 통해 상세히 설명하고 기관마다 중대 프로젝트는 그 내용을 소상히 알려서 시민과 상호 교감으로 행정을 수행"하려 한다. 

따라서 시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켜 줌과 동시에 기관에서 필요로 하는 일정부분의 협조를 이끌어 내기 위한 홍보용으로도 사용하기 마련인데 어찌된 영문인지 거제시는 당초 출발 취지가 이러한 방식으로 진행되는가 싶더니 어느날 부터인가 시민들의 관심도가 높거나 시가 추진하는 굵직굵직한 사업은 장벽으로 가린채 홍보성 생색내기로 계속하고 있다. 몇 차레 지적에도 마이동풍이다.

특히 무슨 행사가 있거나 시청의 다른 사정을 핑계로 브리핑 자체를 생략하기도 한다. 일선 공무원들이 브리핑 자료 제시를 부담스러워하는 눈치가 현격하게 드러난다. 어쩌면 주인인 시민들에게 알리는 사항이 제일 우선 순위를 주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브리핑 자체가 부담스러워 피하고 업무외의 부수적 이고 귀찮은 공무로 치부하는 일이 반복되는 것을 보는 기자들의 심정은 실로 착잡하다.

그것이 계속되다 보니 "뭐 별 내용도 없는 브리핑에 참석하면 뭐하나? 차라리 그 시간에 다른 취재를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는 브리핑 무용론이 대두된다. 많은 시민들이 지역신문이나 지역 인터넷 매체 등을 통해 지역 사정을 파악하고 있다. 언론은 이름 그대로 여론전달자인 것이다. 때론 이런 내용이 중앙언론매체를 비롯한 지방일간지나 방송 등을 통해서나 최근에는 SNS를 통해서도 교감하기도 하지만 역시 중요 전달 수단은 지역언론이라는 공통된 글자다. 

12일 열리는 거제시정례브리핑은 참으로 더 한심하다. 미리 배포된 자료를 보면 <행정지원국>의 '제50회 옥포대첩기념제전(문화공보과)'과 <주민생활국>의 '제15회 경상남도장애인생활체육대회 개최(교육체육과)' 그리고 <해양조선관광국>의 '거제사랑상품권 경품 추첨 행사 실시 안내(조선&경제과)'와 '해수욕장 조기 개장(해양항만과)' 건이 전부다.

최근 시민들의 관심사항이 되고 있는 차세대산업단지 최종용역보고회와 관련한 거제시의 입장이라던지 감사원 감사에서까지 자료를 제출 받아간 모 골프장 분쟁, 부산시가 제안해 온 시내버스운행에 대한 거제시의 입장, 호국평화공원 조성과 관련 의회 보류 결정 후 추진상황 등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

다시말해 시민들이 궁금해 하거나 사회적 이슈로 뜨오른 일들은 철저히 외면해 버리고 일부 연례행사나 시책홍보에만 브리핑하는 정례브리핑이 되다보니 기자들간에는 브리핑 무용론이 제기되기도 하는 것이다. 

시민의 알권리와 시민의 지방자치 참여는 필수적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눈과 귀가 멀어진 시민들을 상대로 행정을 펴겠다는 것은 선진민주사회로 가는 길이 아니다. 공보담당부서 직원들에 의하면 관련부서에 자료를 요구해도 잘 먹혀들지 않는다는 애로사항을 이야기하는 형편이고 보면 시장의 의지가 실무진들에게 미치지 못하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거제시 공무원들이 왜 브리핑이 중요하며 시민의 알권리가 왜 중시되어야 하는 지를 의도적으로 왜곡시키는 것인지 아니면 깊이 인식하지 못하는 것인지 의아해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열쇠구멍으로 바라보는 세상의 크기로 행정을 수행해서는 절대로 안된다. 공무를 수행하다보면 본의 아니게 우여곡절이 생기게 되기 마련이겠지만 그러한 난관을 극복하고 보람있는 시책을 한가지라도 제대로 해 낸다면 그 보람은 두고두고 자랑스러울 수 있는데도 안일만을 추구하려는 것만 같아 안타까운 것이다. 

경기도의 모 자치단체는 언론과의 소통으로 시민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주요시정 브리핑’을 시행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 30분 시청 브리핑룸에서 진행되는 ‘주요시정 브리핑‘은 언론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시민과의 소통신뢰행정을 정착시켜 민선 시정 철학인 ’시민이 행복한 도시 만들기‘를 구현하기 위해 시행된다는 것.

 ‘주요시정 브리핑’을 통해 추진 중인 대규모 사업과 주요 시책에 대해 사업의 당위성과 진행상황을 신속·정확하게 언론에 제공하고,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언론 대응으로 시민의 공통 관심사항을 알리며 행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시민에게 알권리를 충족시키는 등 언론과 시민에 대한 시정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시청 담당 국장이 돌아가면서 주재해 간부회의 주요사항과 언론 주요 관심 사항을 알리는 정례브리핑을 우선 실시하고 긴급 현안이 발생할 경우 시장, 부시장, 담당 국·과장이 참석해 주요 시책을 신속하게 알리는 수시 브리핑도 병행해 추진한다.

거제시도 처음에는 그러했다. 매주 시행하기에는 업무의 공백이 생기고 현안사항 설명에도 한계가 있어 2주에 한번씩하기로 한 것이 사실상의 통과의례 형식적 브리핑이 되고 만 것이다. 거제시에 다시 한번 더 새로운 후반기 시정과 함께 시민을 위한 정례브리핑을 촉구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