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현장 확인 후 유통되지 못하도록 하겠다"=>조례상 행정처리 조항 없어 권고사항
디큐브백화점, "지역내 가맹점 아니면서 유통하는 곳 많은데 왜 우리만?"

▲ 거제사랑 상품권

거제시에 소재한 영세소상인을 보호하고 전통시장 활성화 등 지역경제의 균형발전을 위해 발행되는 거제사랑상품권이 디큐브백화점으로 유통되고 있어 취지에 역행하고 있지만 거제시는 미온적인 대처로 일관해 빈축을 사고 있다.

디큐브백화점은 수년전부터 거제사랑상품권 가맹점으로 받아달라고 거제시에 요구해왔다. 하지만 거제시는 본사가 서울인 디큐브백화점을 가맹점으로 받아주면 돈이 외부로 유출돼 상품권의 취지에 벗어난다는 이유로 거부해왔다.

이에 디큐브백화점은 지난해부터 비공식적으로 거제사랑상품권을 받아왔다. 디큐브백화점 관계자에 따르면 비수기인 달에는 월 200~300만원, 명절이 포함된 달은 3천만원 선의 상품권이 들어온다고 전했다. 어림잡아 연간 1억원의 거제사랑상품권이 디큐브백화점으로 유통되는 셈. 하지만 일반 로드샾 상품권 매출을 감안할 때 이 금액보다 몇배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거제사랑상품권이 백화점에서 사용 가능하다는 것이 '거사모' 등 인터넷과 입소문을 통해 알려지면서 백화점 유통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가맹점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백화점은 이 상품권들을 거래 업자에게 부탁해 환전했다.

거제시 관계자는 "현황을 파악해 행정지도를 하겠다"며 "디큐브백화점은 지역회사가 아닌 서울이 본사로 수익금이 본사로 올라가기 때문에 상품권 취지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백화점 상품권 유통해도 마땅한 제제 방법 없어 조례개정 절실
하지만 실제 거제시는 백화점이 계속해서 상품권을 받더라도 마땅히 취할 수 있는 행정조치가 없다. '거제시거제사랑상품권관리및운영조례' 어디에도 가맹점이 아닌 곳에서 상품권을 받았을 경우 행정조치나 과태료를 부과하는 조항이 없다. 그때문에 거제시에서 백화점 현장지도를 나가 상품권을 받지 말 것을 지시해도 백화점은 또 다시 상품권을 받으면 그만이다. 마땅한 제제 방법이 없는 것.

이에 관련 시 조례를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거제시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조례이기 때문에 상위법이 없어 조례개정이 힘들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방자치법 제27조 조례위반에 대한 과태료에 따르면 지자체는 조례를 위반한 행위에 대하여 조례로써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정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이 말은 관련조례에 상품권 취급 제외대상 업종을 표기하고 위반시에는 1천만원까지 과태료를 메길 수 있다. 거제시관계자에게 이 관계법을 얘기하며 그래도 안되냐고 재차 질의하자 그 때서야 "조례개정이 가능한지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거제시 모 시의원은 "지방자치법에 조례위반에 대한 과태료에 대한 규정이 있다면 조례를 개정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며 "백화점에 거제사랑상품권이 유통되는 것은 기본 취지에 어긋난다"고 꼬집었다.

#디큐브 백화점 "우리도 할 말 있다"
디큐브 백화점측도 불만이 많다. 거가대교 개통 이후 많은 시민들이 대도시의 백화점으로 유출되고 있어 경영이 힘들다는 것. 또한 오래전부터 이런 애로사항을 얘기하며 거제시에 가맹점 요구를 했지만 거제시는 단지 백화점이라는 이유로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디큐브백화점 관계자는 "지역내에 백화점이라고는 디큐브가 유일한데 상품권이라도 활성화 시켜야 외부 유출을 조금이나마 막을 수 있지 않겠느냐"며 "백화점내 178개 매장 점주들 대부분이 거제사람인데 왜 행정에서는 이들의 목소리는 들어주지 않느냐"고 볼멘소리를 냈다.

그는 "백화점 내에서도 거제사랑상품권과 관련한 애로사항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많은 고객들이 왜 상품권 유통이 안되냐고 따진다"며 "거제에 하나밖에 없는 영화관을 이용하는 고객들도 같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역내에 가맹점에 들지 않고 상품권을 받는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닌데 우리도 마찬가지 아니냐"며 "백화점내 각 점주들의 입장에서는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상품권을 받는 것을 백화점 입장에서 막을 수는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일부러 상품권을 받는다고 홍보하거나 고객에게 상품권을 권유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거제시는 거제사랑 상품권 목적도 없이 활성화 하는데 돈들이냐?
이에 대한 영세상인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시민 ㄱ씨는 "영세소상인을 보호하고 전통시장 활성화를 목적으로 만든 거제사랑상품권을 백화점이나 홈플러스 등으로 유통시킨다면 거제사랑상품권은 있으나 마나 한 것 아니냐"며 "거제시는 목적도 없이 상품권 활성화를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것이냐"고 질타했다.

또한 "상품권의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삼성, 대우 근로자들인데 소비 성향상 백화점에서 유통되면 그 곳으로 몰릴 것은 뻔한 일"이라며 "차라리 거제사랑상품권을 없애는게 낫지 백화점에서 유통된다면 상품권의 존재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시민 ㄴ씨는 "조례를 개정해 가맹점 대상에 대한 분명한 규정과 과태료를 명시해야 한다"며 "또한 가맹점 대상 환전시에도 불법 유통이 없게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