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계룡산에서 바라본 고현시가지 모습

전국적인 부동산 불황에도 불구 지난 10여 년간 꾸준한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불황을 모르던 거제지역 아파트 가격에 빨간불이 켜졌다.

13일 거제지역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대비 지역내 대부분의 아파트값이 10%이상 떨어졌다. 금액으로 따지면 평균 2천만원 씩은 떨어진 것. 이번 아파트값 하락세는 전국적인 불황에도 꿋꿋이 상승세를 기록하던 거제로서는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

고현동 고려아파트의 경우 22평 아파트가 3달전만 해도 1억7천2백에 거래됐으나 지난달 1억3천7백에 매매가 이뤄졌다. 불과 두달만에 3천5백만원이 하락한 셈. 또 3억4천~3억5천선에 거래됐던 수월 자이아파트 34평형이 지금은 3억1천만원 선에 매물로 나오고 있다. 상동 대동다숲 32평형도 불과 몇달전의 가격보다 2천만원이 내려간 2억2천만원 선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이외에도 대부분의 매도자들이 수요가 없어 가격을 더 내려 집을 내놓기 바쁘다.

더구나 거제는 아파트 거래 매매시 매도자가 보통 1~2백만원 선을 깍아 주는 것이 일반적인 절충선이었다. 하지만 과다공급으로 인해 수요자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의 매매가 되다 보니 지금은 5백~1천만원 이상을 깍아 달라고 요구하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번 하락이 일시적이 아니라 앞으로 3~5년 동안 20%이상 더 빠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번 아파트가 하락의 시점은 지난 3월 현대힐스테이트 입주시기부터 시작됐다.

부동산 전문가는 "전국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내려가는 상황이지만 지금까지 거제는 타 지역 현상과는 상관없이 계속해서 올라왔다"며 "수요의 절대부족으로 인해 당분간 아파트 가격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보통 신규 아파트 입주시에 살던 아파트를 팔아야 하기 때문에 매물이 쏟아져 일시적으로 아파트 값이 떨어진다. 거제는 수월 자이, 두산 위브 등의 신규 입주시 소폭 하락한 적이 있었지만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며 "하지만 이번 경우는 틀리다. 내후년까지 입주물량이 많이 남아 있어 당분간 계속해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3월부터 줄어들기 시작한 매매 건수가 지난달에는 70%이상 줄어 부동산업계도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거제는 지금부터 2014년까지 대량의 입주 물량이 기다리고 있다. 올연말 아주동 덕산아내1차분 630세대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상동 벽산솔렌스힐, 영진자이온, e-편한세상 등 입주 예정분만 6450세대나 된다. 한꺼번에 몰린 아파트 물량 공급으로 인해 당분간 거제지역의 아파트가 하락은 특별한 대량 인구 유입이라는 변수가 없는한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거제는 거주개념의 아파트보다 재태크 아파트 수가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지속적인 아파트가 하락은 이자 등 금융비용의 부담으로 인해 자금 회전력이 떨어져 상당한 경기불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거기에 양대조선소의 일감 저조로 인한 경기침체와 거가대교 개통으로 상당수의 소비심리가 외부로 유출돼 내수경기가 심각해 질 우려가 높다.

또한 아파트가 하락은 외지 아파트나 연식빌라, 나홀로 아파트, 오래된 빌라 등은 하락폭을 더욱 부추겨 전반적인 부동산 침체를 불러올 여지가 다분하다.

반면, 거제 아파트 가격의 과다한 거품이 빠지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과다한 지가 상승으로 그 동안 거제 아파트 가격이 턱도 없이 높아 서민들에게 큰 부담이었는데 이번 기회로 서민들의 내집마련 기회가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거제시는 더 이상 늘지 않는 인구 유입을 위한 현실적인 행정을 펼쳐야 할 것"이라며 "아파트 인허가 또한 무작위로 할 것이 아니라 체계적이고 계획적으로 다가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