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전의 소원 '장승포호국공원'과 '아! 흥남' 영화, 세상에 바쳐질 수 있기를... 장마가 시작되는 탓인지 찌푸린 날씨 만큼이나 가슴이 답답합니다. 크리스마스의 기적, 잊혀진 전쟁, 흥남철수작전의 영화화 소식 등 영상물을 보다 잠못 이루는 밤의 소회를 부모님께 올립니다. '나는 꽨찮다. 어린 자식이라도 살려라"고 끝내 자신을 두고 떠나기를 촉하시는 할머님을 눈물로도 다하지 못하고 포연 자욱하던 고향 땅에 남겨 두고 떠나 온 생전의 모습 때문에 여한을 풀지못하시던 아버님, 명절 제사 때 마다 통곡을 하시던 어머님, 동토의 땅에 가족들을 두고 온 참혹했던 기억 속에 "차라리 죽는 것이 더 복했었다"던 그 회한의 눈물을 떠올릴 때 마다 저의 머리속은 텅빈 것처럼 멍하다 못해 하얗게 변해 버립니다. 생전에 그렇게 강조하시던 말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은 없어야 한다"던 그 절규를 오늘의 현실과 비추어 보면 피맺힌 민족의 설움을 세월이 너무나도 무참히 짖밟고 있는 것 같아 가끔씩 숨이 막히는 느낌까지 듭니다. "피난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은인들을 절대 잊지 말라"던 당부를 생각하면 삶의 굴레속에서 내 앞가름하기에도 바쁜 자신이 너무도 초라하고 왜소하기만 해서 부끄럽고 한스럽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제2의 삶을 찾을 수 있도록 해준 이곳 거제도 사람들, 이웃들과 감사하는 마음으로 가족같이 지내라"던 당부도 언제부터인가 저에게는 성서의 한 구절만큼이나 귀중한 교훈이 되었습니다. 2년전 청와대영빈관에서 6.25참전 용사들과 함께 대통령을 뵈었을 때 저는 오로지 전쟁의 상흔을 잊지말자는 뜻으로 장승포동에 호국평화공원을 만들어 줄 것을 건의했습니다. 또 지난 해 6.25 때에는 미국 시애틀에서 '잊혀진 전쟁공원' 앞에서 전쟁의 참혹함을 뜨올리며 젊은 나이에 대한민국을 위해 목숨바친 531명의 미군들의 추모비앞에서 헌화분향했습니다. 오로지 평화를 위한 숭고한 이념은 그곳 미국에서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권민호 거제시장과 함께 문화콘텐츠사업인 '아! 흥남' 영화제작사업이 구체화 되었음을 발표할 때는 벅찬 감격의 눈물이 세상은 오로지 나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만 같을 만큼 큰 감동과 함께 가슴 터질듯한 기쁨이 되었습니다. 김치 파이브로 명명되어진 나의 출생지 메르디스빅토리호를 영화속에서 그리고 장승포 호국평화공원에서 되살릴 수 있다는 사실은 저에게는 결코 잊어버릴 수 없는 슬픈 역사이기도 하지만 벅찬 영광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대한민국 국회에서 조차 종북좌파문제로 세상이 들끓는가하면 지난 한해 동안에는 이곳 거제에서도 20만 피난민들의 은인이었던 김백일 장군의 동상 문제 갈등으로 변질된 민족애 속에서 고통을 받아야하는 시련의 시기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굿세여라 금순아'가 대중적 사랑을 받으며 전후 세대 유행가가 되었지만 지금은 전쟁의 아픔을 망각해 가는 젊은 이들이 안보현장에서까지 자유분방으로 역사의 엄연한 진리인 전쟁의 비극을 잊어가고 있습니다. 어쩌다가 이나라가 이렇게 되었습니까? 한반도를 피로 물들게한 김일성, 김정일을 추종하면서 '남침인지 북침인지 모르겠다'는 유희성 언어를 내품고 있는 꼴 같지 않은 자들을 보면 피가 솓구치기도 합니다. 자유를 위해 목숨을 걸고 찾아온 탈북자들을 배신자로 규정하는 세상이 참으로 원망스럽기도 합니다. 러시아 속담에 '과거를 기억하는 자는 한 쪽 눈을 잃지만 과거를 잊는자는 양쪽 눈을 다 잃는다"는 말이 있습니다.우리는 절대로 6.25 한국전쟁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역사의 교훈을 절대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다시 찾아온 6월 보훈의 달, 수많은 고귀한 목숨들이 나라를 지키는 일념으로 꽃잎처럼 쓰러져 갔던 기억을 뜨올리면서 우리의 번영조국을 후손들에게 넘겨주어야 할 것입니다.  어려움 속에서나마 장승포동에 호국평화공원이 건립되고 역사의 땅 거제도에서 '아! 흥남' 영화제작이 성공하는 순간을 기도합니다.피로서 지켜 낸 이강토에 영원한 평화가 지속되기를 모두가 기도햐는 마음입니다. 아버님, 어머님! 하늘에서라도 굽어 살피시어 간악한 무리들로부터 이 나라를 지키게 해 주십시요 다시 보훈의 달 6월을 보내면서 장승포 앞바다에 떠 있었을 메르디스빅토리호의 모습을 그려 봅니다. 그리고 어머님, 아버님의 그 질곡같았던 고통속에 희망의 등불이 되었을 이곳 거제도를 생각하면서 평화공원과 아!흥남 영화를 부모님 영전에 바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입니다. 전선에서 피어난 아름다운 기적 10만 피난민들을 구했던 유엔군들의 인류애를 보훈의 달과 함께 다시한번 더 새겨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