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발달은 인간을 자연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게 한다. 편리함을 추구할수록 푸른 산야는 시멘트 숲에 자리를 내어 주고, 아름다운 강과 하천은 둑과 보로 기능화되며, 늪과 습지는 길과 광장으로 포장된다.

삶의 자양분이 되는 자연과 멀어짐으로써 더욱 인간성이 메말라 가는 게 현실이다. 각박한 현대문명에 노출될수록 자연 결핍증을 느끼게 되어 자연에 대한 향수와 동경은 더욱 깊어지게 되어 있다.

인간이 현대문명을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이라면 결핍된 자연의 영양을 공급할 대안이 필요하다. 그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가 분재나 야생화 가꾸기라고 본다. 분재는 자연의 산천초목을 그릇에 옮겨 놓는 것이다. 보통 분재 하면 어렵게 생각하고 있는데, 그것은 전문가들이 가꾸어 놓은 작품들을 연상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쉽게 기를 수 있는 것이면 족하지 않겠는가. 화려한 분재용기가 아니라도 좋고, 길가에 흔히 볼 수 있는 민들레 한 포기라도 좋다. 밭에 있으면 잡초지만 그릇에 정성껏 심어 거실에 놓으면 아름다운 꽃이 된다.

특히, 자녀들과 함께 기르다 보면 인성교육은 물론이고, 정서적으로도 매우 효과적이다. 적어도 화분에 물을 주고, 꽃과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는 살벌한 게임에서 벗어날 수 있고, 공부 스트레스에서도 벗어나 잠시 자연성을 회복하며 머리를 식힐 수 있다.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있는 학교폭력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야생화 한 점의 위력은 대단하다.

시멘트와 문명의 기기들로 가득한 집안에 놓인 분재나 야생화 한 점은 계절의 변화를 잊은 현대인에게 사계의 변화를 느끼게 해 주고, 리모컨과 자판에 익숙한 현대인의 손에 흙과 물뿌리개를 들릴 수 있고, 형광 불빛에 희멀끔한 현대인의 눈에 푸른 기운을 돋게 하여, 쇠처럼 차가워진 우리들의 가슴에 따스한 온정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작은 화분 한 점을 정성스레 다듬어 실내에 옮겨 보자. 자연과 마주하는 삶의 여유를 즐겨 보자.<김홍곤/거제교육지원청 교육지원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