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일이면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취임 100일 맞는다. 고 사장은 글로벌 경제 침체 속에 국내외 주요 현장을 누비며 불황탈출 해법 찾기에 분주한 날들을 보냈다. 특히 고 사장은 노조와의 화합과 소통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등 어느 때 보다도 활기찬 대우조선을 만들면서 종합 중공업그룹으로 체질을 개선하는데 주력했다.

대우조선해양 내부 출신 사장으로 안팎의 `집중 조명`을 받으며 조직을 이끌어온 100일간 고 사장의 성적표는 일단 `합격점`이라는 게 안팎의 평가다. 상반기 수주실적이나 노조와의 소통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라고 한다.

일단 상반기 수주실적은 17척, 59억 달러를 기록했다. 조선 3사와 비교했을 때도 그리 나쁘지 않는 수주성적이다. 내부에서는 고 사장을 `외유내강의 영업통`으로 부르고 있다. 고 사장은 대우조선 입사부터 영업업무를 시작했고, 수주 성과를 내고 실적을 쌓는 전형적인 인물로 비춰지고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고 사장은 취임 후 현장경영을 통한 내실과 소통경영에 중점을 뒀다. 이에 취임 100일 동안 50일 이상은 조선소 현장에 근무하면서 해외수주와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또한 그는 6총괄 2실로 조직개편을 단행해 주요 총괄조직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책임경영도 실시했다. 이에 경영의 효율성을 높여 각 조직의 업무전문성을 강화해 무한 경쟁상황 속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 할 수 있었다.

노조와 소통도 무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인사ㆍ재무팀에 근무를 하면서 노조와의 관계를 돈독히 해왔다. 특히 지난 4월 그리스 안젤리쿠스 그룹으로 LNG운반선 수주 당시, 대우조선해양 성만호 노동조합위원장이 동반 참석하기도 했다. 또, 고 사장은 바쁜 일정 속에서도 야간 근무자들을 격려하고 자회사를 방문해 일선에 투입된 직원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며 회사의 비전과 목표를 공유하기도 한다.

보수적이고 딱딱한 조선회사의 문화와 이미지를 바꾸는데도 힘썼다. 매년 노사 협약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지만 휴가문화를 개선해 최장 2주간의 휴가를 다녀올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스마트 십 빌딩을 통해 불필요한 서류보고 대신 전자결제, 모바일 문서관리 등으로 대체한다.

취임식 당시 고 사장은 `호시우행(虎視牛行)`을 얘기했다. 호랑이의 눈처럼 전략적 결정은 매섭고 신중하게 내리되, 일단 실행을 시작하면 좌우를 살피는 것 없이 소처럼 우직하게 목표점까지 걸어간다는 뜻으로, 고 사장의 혁신의지를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