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승태 편집부장

거제시의회 하반기 의장단 구성과 상임위원장 선출과정이 가히 가관이다.

신성해야할 의회가 당리당략과 권모술수, 반목과 힘겨루기, 비방과 폭로, 밀어주기와 발목잡기, 자리나눠먹기식 편가르기로 갈등양상을 넘어 파행으로 치닫는 느낌이다.

6일 보여준 거제시의회의 상임위원장 선거는 일그러진 지방의회의 결정판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한마디로 꼴불견을 연출하며 상반기 의정활동을 마무리했다.

2일 실시된 의장 및 부의장 선거와 3일 상임위 배정에서부터 이미 예견된 결과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의장선거부터 벌써 나눠먹기식 편가르기가 시작됐다는 것.

3일 상임위원장선거 후보 등록 마감 결과 의회운영위원장 후보에는 신금자 이형철 박장섭 의원이, 총무사회위원장 후보에는 한기수 김은동 의원이, 산업건설위원회 후보에는 반대식 신임생 의원이 각각 등록했었다.

그러나 의원들간 의견조율에 난항을 겪으면서 5일 오후 늦게 박장섭 의원이 후보에서 자진사퇴, 운영위원장은 새누리당 신금자 의원과 이형철 의원의 맞대결로 결정됐고, 나머지 상임위원장도 맞대결 양상이 전개됐었다.

박장섭 의원은 의회 화합과 원활한 원 구성을 위해 후보를 사퇴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상임위원장 선출이 예정됐던 5차 본회의장에서 여과 없이 표출됐다.

본회의 개회 10분만에 정회가 선언돼 3차례에 걸쳐 속개와 정회를 거듭한 끝에 운영위원장과 산업건설위원회는 선출했지만 총사위원장은 끝내 선출하지도 못하고 차후 개별 일정을 잡아 선출키로 해 거제시의회의 정치력의 한계를 드러내는 볼성사나운 모습을 드러냈다.

운영위원장과 산건위원장도 의원 15명이 투표를 통해 선출은 했지만, 투표를 앞두고 상대후보들이 모두 자진사퇴 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온전한 선거라고 보기 힘들었다. 표면상 법적으로 문제는 없어 보이지만 상대후보가 의견 조율 과정에 불만을 품고 투표 직전 정견발표를 통해 문제점을 지적하며 사의를 밝혔기 때문이다.

사의를 표명한 신금자 김은동 반대식 의원 모두가 대놓고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합집산식 편가르기로 정상적인 선거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문제 삼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한기수 의원은 이러한 반목과 편가르기를 해소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사퇴의사를 밝힌다고 했다.

의원 간의 갈등과 정당 내 후보조율에 따른 불협화음으로 후보직을 무더기 사퇴하는 초유의 사태를 빚은 것이다. 밥그릇 싸움으로 의견이 왔다갔다하면서 선거를 맞이했고, 결과는 엉뚱한 방향으로 틀어진 것이다. 

이유야 어찌됐던 이날 상임위원장 선거는 반쪽짜리 선거가 됐고, 거제시의회 역사상 큰 오점으로 남게 됐다.

당리당략과 편가르기를 없애고 정책대결에 의해 의장단을 구성하겠다는 취지로, 선거방법도 기존 교황식 선출방식에서 입후보등록방식으로 전환했으나 자리를 향한 의원들의 끝없는 도전정신(?) 앞에서는 변경된 선출방식도 무용지물이었다. 고성이 오가고 상대비방만 난무했다.

시민의 입과 귀가 되어달라며 권한을 부여한 시민과 유권자들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자리다툼을 향한 이합집산만 있었다.

이번 의장단 구성과 관련 외부인사(?) 개입설도 무성하다.

시민 여론을 대변하고 집행부를 감시·견제해야할 시의회가 밥그릇 챙기기로 볼썽사나운 모습만 거듭 보여주면서 어떻게 의회 본연을 역할을 다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거듭된 논란 속에 상반기가 끝나고 하반기 의회가 출범했다. 늦었지만 불거진 반목과 갈등을 슬기롭게 봉합하고, 양보하고 화합하는 새로운 의회로 거듭나 거제발전을 위한 성숙한 의회상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아마도 이 역할은 황종명의장의 정치력 숙제로 남았지만 우려만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