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부터 농사용 전기요금 체계가 갑·을·병 3단계에서 1단계가 줄어든 갑·을(을+병) 2단계로 바뀌면서 지금까지의 ‘을’ 요금도 ‘병’ 요금을 적용받게돼, 농민들의 가게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식경제부는 지난 3일, 전 분야의 전기요금을 평균 4.9% 올리면서 농사용 전기요금도 3% 인상했다. 특히 농사용 전기의 경우 요금 자체가 인상된 것뿐만 아니라 갑·을·병으로 나뉘어 있던 요금 체계가 오는 11월 1일부터 3단계에서 갑과 을(을+병) 2단계로 축소, 바뀐 ‘을’ 요금이 기존 을보다 비싼 병 요금을 적용받게 돼 농민들의 부담이 한층 가중되는 구조로 바뀌었다.

기존 전기요금(기본요금)은 1㎾당 갑 340원, 을 930원, 병 1,070원으로 병이 을보다 15% 비싸다. 결국 육묘농가나 전조재배 농가는 15% 비싼 요금을 새롭게 적용받는 데다 3% 인상분까지 더해져 급격한 인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 농사용 전주 설치 광경

실제로 전조재배를 많이 하는 깻잎농가들의 경우 계약전력 20㎾를 하루 4시간씩 270일(9개월)간 전조등을 켜면 연간 전기요금이 기존 58만6,680원에서 82만9,880원으로 41%나 오른다. 이와 함께 개편안에 따르면 농사용(을) 사용자 중 계약전력 1,000㎾ 이상의 대용량 사용자들의 경우 오는 11월 1일부터 산업용(을) 요금을 적용하도록 했다.

이럴 경우 요금 인상 폭이 2배가량에 이르는 등 ‘전기요금 폭탄’이 우려되고 있다. 다만 생산자단체·어촌계(한·미 FTA 보완대책 관련 농사용 적용 확대 대상 포함)는 기존대로 농사용 요금이 적용된다.

이에 대해 지경부 관계자는 “농업용 전기요금의 경우 원가율이 낮아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체계 개편에 따라 농사용(을) 사용자들의 급격한 부담 증가를 막기 위해 1년차 25%, 2년차 15%, 3년차 5% 등 단계적 감면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즉, 체계 개편 후 병 요금을 적용받아 월 10만원의 요금이 나왔을 경우 첫해는 7만5,000원, 다음 해는 8만5,000원, 3년차에는 9만5,000원만 내면 된다. 그 다음 해부터는 정상 요금을 내야 한다.

한편 농사용 전기요금뿐만 아니라 주택용도 2.7% 인상됐다. 특히 농가가 많이 사용하는 심야전기의 경우 4.9%나 올라 이래저래 농가의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농사용 전력 적용대상 및 기준
농사용 전기는 전기사용용도에 따라 농사용 전력(갑)·(을)·(병), 농사용 전등으로 구분하며 계약종별에 따라 전기요금을 차등 적용한다.

-농사용 전력 ‘갑’
적용대상은 양곡생산을 위한 양수·배수펌프 및 수문조작에 사용하는 전력으로 농업 및 생활용수를 혼용 저장·공급하는 방조제시설 등이다.

▲ 비닐하우스재배

-농사용 전력 ‘을’
농사용 육묘 또는 전조재배에 사용하는 전력으로 육묘란 모종판에 식물의 싹을 심어 다른 장소로 이식하기 전까지 재배하는 것을 말하며, 씨를 심어 이를 발아시켜 모종을 만들어 내는 것을 포함한다. 전조재배는 전기의 빛을 이용하여 인공적으로 농작물을 재배하는 것을 말한다.

버섯 등과 같이 음지에서 재배하는 시설작물일지라도 전조재배에 전기를 사용할 경우에는 농사용 전력(을)을 적용하나, 작물재배와 무관하게 재배 장소에서 사람이 재배활동상 사용하는 조명등에는 농사용 전력(병)을 적용해야 한다. 농작물재배에 있어 주된 전력사용이 전조인 경우에는 농작물에 사용되는 양·배수펌프용 전력에도 농사용 전력(을)을 적용한다.

농사용 전력 ‘병’
농작물 재배, 축산, 양잠, 수산물 양식업에 전력을 사용하는 경우를 총칭한다. 농수산물 생산자의 농수산물 건조시설, 농작물 저온보관시설, 수산업협동조합 또는 어촌계가 단독 소유해 운영하는 수산물 제빙, 내동시설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