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 원인균인 노로바이러스균이 발견된 남해안 ‘FDA 지정해역’의 한국산 패류 수입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전면 중단해 통영 등 남해안 굴 생산 어민들이 수백억원의 피해를 입게 됐다.

2일 경남도 등 관계당국에 따르면 미 FDA가 남해안 ‘지정해역’의 위생점검을 벌인 결과 식중독 원인균인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굴 생산 어민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굴수협 측은 이번 수출중단에 따라 굴 산업 피해규모가 최대 793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대부분 폐기 처분 위기를 맞은 냉동 굴 2000t(166억원)을 비롯해 굴 통조림 5000t(287억원), 채취하지 않은 굴 6000t(340억원) 등이다.

냉동 굴의 경우 이미 지난해 수출한 물량 가운데 리콜을 받은 855t, 올해 4월까지 수출한 483t 등은 폐기 비용까지 어민들이 부담해야 할 상황이다.거제지역에도 굴 수출공장으로는 둔덕 어구만의 중앙수산과 하청만의 대일수산이 굴수출을 하는 업체로서 직간접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지역 어민들에게도 영향을 받게됐다.

▲ 굴 양식장

올해 생산해 수출용으로 냉동창고에 보관 중인 997t도 수출은 힘들어 내수로 돌려야 할 형편이다. 하지만 식용은 수요가 많지 않고 사료용 등으로 판매할 경우 생산비도 제대로 못 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직 폐기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지만 어차피 정상적인 판매가 어려울 것으로 수협 측은 내다보고 있다.

바이러스 검출 이후 채취하지 않고 있는 굴이 6000t은 미국 등에서 수입하지 않을 것이 뻔하고, 이번 두 차례 태풍으로 60% 이상 탈락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굴수협 측은 굴 탈락이 많을 경우 인건비 부담 등을 이유로 어민들이 채취 작업을 포기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거제, 통영.고성 등 지정해역에서 생산된 굴은 3482t으로 2036만 달러(약 231억원) 어치를 미국에 수출한 바 있다. FDA지정해역은 외국과 약속한 위생기준을 지키는 조건으로 농식품부 장관이 기준에 적합한 해역을 지정한 것으로 제1호 해역인 거제·한산만을 비롯해 전국서 7개 해역 3만4435㏊가 지정돼 있다.

한편 미 FDA는 다음달 지정해역 오염실태를 재점검 할 계획이다. 경남도와 지역 수산업계는 재점검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치명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대책을 세우고 있다. 경남도의회 농림수산위원회(위원장 김해연 도의원)가 이러한 굴 수출 중단이 몰고오는 심각성을 파악하고 현장실태 조사를 마치고 이에 대한 정책지원문제에 접근하고 잇는 중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정해역의 위생상태 호전이 단기간에 개선되기가 어려운 만큼 인분에 의해 전파되는 노로바이러스 근절을 위해 위생화장실 시설 등 지속적인 어민들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