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밸런타인데이에 연인에게 향수를 선물했다면 실수한 것임이 틀림없다.

14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국제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캘빈 클라인의 ‘이터니티’와 장 폴 고티에의 ‘르 말’ 등 유명 향수 제품에 남성의 정자를 파괴하는 유해물질이 들어 있다고 발표했다.

‘독물’(오 드 투알레트·향수를 빗댄 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36개 유명 향수의 성분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에서 화학물질인 프탈레이트와 합성사향이 검출됐다. 두 성분은 현재 규제 대상은 아니지만 인체에 해로운 물질로 분류된다. 특히 피부를 통해 쉽게 흡수되는 프탈레이트는 정자를 파괴하거나 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그린피스는 주장했다.

프탈레이트가 가장 많이 들어 있는 향수는 ‘이터니티’와 ‘르 말’이었으며, 합성 사향이 많이 검출된 것은 카르티에의 ‘르 베제 뒤 드라공(용의 키스라는 뜻)’과 보디숍의 ‘화이트머스크’였다. 합성 사향은 동물의 호르몬 분비에 악영향을 미치는 성분이다.

이 연구에 참여한 독극물 규제 운동가 헬렌 페르비에는 “밸런타인데이에 연인에게 위험물질을 선물하지 않으면서도 사랑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