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영천 편집이사

지난해 통영해경은, 경남도에서 ‘이순신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총 사업비 40억원(국비5억,도비15억,거제시10억,통영시10억)을 들여 추진해 온 ‘군선원형복원사업’ 관련, 거북선 건조과정에서 수입산 소나무를 81% 사용해 제작하고도 국내산 소나무를 사용한 것처럼 속여 사업비 25억원을 편취한 모조선소 대표 A씨(51)를 구속했다. 그 후속으로 경남도청 담당사무관 한명이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되고 관련공무원 11명의 징계와 함께 당시 경남도지사가 사과문을 발표 했다.

그토록 말 많던 ‘짝퉁거북선’은 지난해 여름 그다지 반겨주는 사람도 없이 조용히 거제로 왔다. 그런데 이 ‘짝퉁거북선’이 최근 난데없이 바다가 아닌 육지에 올라왔다. 지세포항에 정박해 있다가 관람객 편의를 위한 계단설치 등 보수공사를 위해 조선해양문화관 앞 육상으로 옮긴 것이다. 정비가 끝나는 12월말 쯤 거제시에서 인수하여 그 자리에 전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애물단지 ‘짝퉁거북선’은 다시는 바다로 나갈 일은 없을 것 같다. 아니 처음부터 바다에 떠 있을 운명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거제시 관계자는 “안전검사협회의 안정성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지만 선체 흔들림 현상이 심해 바다에 띄운 채 관람객을 승선시키는데 무리가 있어 육상 전시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미 당국의 방침이 정해졌고 일단 육상으로 올린 선체를 바다에 다시 띄울 경우 내구력이나 안전성에도 문제가 많기 때문이란다.

굳이 통영 강구안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거북선처럼 수리를 좀 하더라도 바다에 띄워 놓아야 제격이라거나, 고성 당항포관광지에 육상 전시중인 거북선은 3억3천만원 밖에 안들었는데 너무 호화(?)롭지 않느냐고 다시 물어보고 싶지도 않다. 안그래도 골치 아픈데 바다에 띄워 놓으면 관리비가 어쩌니 안전성이 저쩌니 하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은 거겠지.

조상들의 고달팠던 삶을 여지없이 난도질 해대는 게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고귀한 역사자료 복원은 커녕, 엉터리와 가짜에 눈 먼 후손들이 420년전 풍전등화의 조국 해상수호에 앞장섰던 거북선을 크게 모욕 했다. “이순신 장군이 이런 꼴을 보면 참 좋아 하실것”이라는 어느 시민의 한탄 섞인 넋두리가 자꾸 귓가를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