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멍게 양식장의 존폐를 위협하는 대표적인 질병으로 알려진 일명 ‘멍게 물렁병’의 원인이 규명되고 예방법까지 찾았다.

3일 경상대학교는 수의과대학 수생동물연구실 및 WCU 수생명공학사업단 정태성 교수 연구팀이 멍게 물렁병의 원인체를 규명하고 이를 예방하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멍게 물렁병은 1990년대 후반부터 남해안 일대 양식장의 멍게가 껍질이 부드럽게 되면서 종국에는 껍질이 터져 많은 멍게에 폐사를 일으켜 연간 400억원 대의 피해가 발생했다.

멍게 양식은 통영시가 면허 245건 1789ha로 경남 멍게 양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거제시가 58건 418ha, 남해군이 13건 34ha를 차지하고 있다. 통영을 비롯한 남해안 전체 멍게 생산은 무려 전국 70%에 달한다.

▲ 정태성 교수, 차인석(박사후연구원), 박성빈(〃), 장호빈(〃), 노성원(〃), 유종언(〃)(뒷줄 가운데부터 시계방향으로)

멍게 물렁병은 1994년 이후 동해안을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했고, 10년 넘게 기승을 부리면서 남해안 멍게어장은 연간 400억 원의 피해를 입고 있는 실정이다.

이 ‘멍게 물렁병’ 원인체에 대한 연구가 지난 20여 년 동안 진행되었지만 환경오염 혹은 다른 원인체에 의한 것으로 추정만 했을 뿐, 어느 연구기관에서도 원인을 명쾌하게 밝혀내지 못하고 있었다.

정태성 교수와 장호빈 박사(제1저자)를 비롯한 수생명공학사업단 소속 연구원들은, 멍게 물렁병의 원인은 2개의 편모를 가진 원충에 의하여 발생하고, 특히 이 원충이 분비하는 ‘프로테아제’가 멍게 껍질의 단단한 구조를 파괴시키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음을 증명해 냈다.

연구팀은 인공 감염을 통해 충을 분리하고 무감염 자연산 멍게에 충을 감염시키는 과정을 반복했으며, 그 과정에서 기생충이 물렁병을 일으킨다는 것을 확증함과 동시에 기생충의 동정 및 병인성 인자를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충으로부터 분비되는 단백질 분해효소 중 어떤 것이 멍게 물렁병을 일으킬 것인지를 밝혀낸 셈이다.

정태성 교수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세계적인 SCI 학술지인 ‘PLOS ONE’(미국 공공과학도서관회지, IF 4.0) 최신호에 게재하고, 아울러 감염에 대한 진단 기술로서 ‘PCR법’을 확립해 감염에 대한 근본적인 예방방법을 고안해 특허 출원했다.

한편, WCU 수생명공학사업단은 이외에도 난치성 어류 질병에 대한 백신 개발 및 질병 저항 형질전환 어종 개발 등을 진행하면서 수생생명 연구에 있어서 패러다임의 전환을 시도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