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유통업계의 최강자로 꼽히는 모 그룹이 다음 달 출범할 새 정부의 사정 대상 1순위 대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공약인 경제민주화와 중소기업 지원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면서 시범 케이스로 유통그룹들에 대한 제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유통그룹은 중소기업과 경쟁하는 업종이 가장 많고 최근 재벌 3세 계열사에 일감 몰아주기, 통행세 챙기기 등 각종 불·탈법 사례들이 잇따라 적발됐기 때문이다.

9일 재계와 사정기관 등에 따르면 국내 대형 유통그룹 가운데 모 그룹의 이름이 자주 오르내린다. 이 그룹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면세점, 홈쇼핑, 극장을 '문어발'식으로 거느리면서 연간 수십조 원의 매출을 기록, 유통기업 가운데 재계 순위가 가장 높다.

하지만 이 기업이 보여준 기업경영 행태는 "해도 너무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동네슈퍼와 담배판매, 극장 팝콘 등 전방위적인 골목상권 침해에다 유통그룹 가운데 공정거래법 최다 위반, 거래에 기여하지 않고 중간 수수료를 받는 '통행세 챙기기' 등 다양하다.

특히 슈퍼점의 경우 이 그룹은 대·중소기업 상생법 때문에 더 이상 점포 수를 늘릴 수 없게 되자 아예 프랜차이즈 점포를 늘리는 방법으로 전환해 2009년 이후 수십 개의 가맹점을 추가로 확보하는 수법을 쓰기도 했다. 이는 홈플러스 등 다른 업체와 과당경쟁을 촉발시켜 골목상권 몰락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 그룹은 또 공정거래위에서 최근 5년간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유통그룹을 분석한 결과 적발건수가 3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 그룹은 창업자의 3세가 운영 중인 계열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와 함께 몇몇 계열사의 '통행세 챙기기'가 드러나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몰매를 맞기도 했다.

이 그룹에 대한 여론이 극도로 나빠지면서 관가와 재계 주변에선 이 그룹에 대한 국세청과 공정위 차원의 내사설이 파다하게 퍼져 있다. 실제 국세청은 현재 대기업 오너 일가의 계열사 간 주식거래 및 자금출처 등에 대해 내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