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재는 러일전쟁과 일본의 거제 침략 100년을 되돌아보는 기획물이다.  요즘 일본이 독도문제 영토주장과 역사교과서를 계속 왜곡하고는 등 100년 전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러일전쟁을 통해 거제도와 어떤 연관을 지니고 있는지, 일제가 거제도를 비롯해 우리나라를 집어삼킨 과정을 살펴보고, 거제 송진포를 중심으로 일본해군전초기지로 탈바꿈한 과정을 자세하게 짚어보고자 한다.  총20회로 나누어 연재. -편집자 주-

러일전쟁, ‘제국주의 전쟁’속에 거제도

조선의 개항이후 제국주의 열강들이 개항을 요구하던 시기인 1882년 7월 17일 영군동양함대가 거제도와 통영 인근 해안에 들어와 측량하고 돌아갔다. 그 이후 1896년 러시아는 부동항을 얻기 위해 마산포에 조차하고자 사건을 일으켰다. 일명 ‘마산포 사건’은 거제도 인근까지 조차하려고 했다.

이에 일본은 조선에 압력을 넣어 러시아가 마산포와 거제도에 조차하지 못하도록 무력행사를 감행했다. 이 사건은 러일전쟁의 작은 불씨가 되었다. 일본은 영국과 동맹을 맺고, 러시아는 프랑스와 동맹을 맺어 전쟁 속으로 빠져들었다.

“러시아인들은 일본을 습격하기 위하여 대마도 해협을 진격하였으나 일본인들은 그들을 요격하여 대파하였다”

황현의 『매천야록』(「대마도의 아일해전(對馬島 俄日海戰)」)에 러일전쟁을 다룬 내용이다.

1904년 2월 9일 일본은 러시아에 선전포고도 없이 공격을 시작하여, 1905년 5월 27일 대한해협에서 러시아 주력함대인 발틱함대가 패전하면서 전쟁에서 이기고, 9월 루즈벨트 대통령의 권고에 의해 미국 포츠머드에서 조약을 맺었다.

▲ 러시아 군인 포로들.

당시 대한해협 해전에 대해 “매천야록”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러시아는 여순(여순)을 잃은 이후 황해로 진출할 길이 끊기므로 제2함대를 출동하여 발트해로 진출한 후 인도양을 돌아서 대남양을 지나 10만리 길을 가느라 무려 8～9개월을 소비했다. 그들이 갑자기 대마도에 도착하자 일본인들은 미리 정탐하여 준비하고 있다가 그들을 요격했다”

발틱함대는 일본해군 본대를 공격하고자 무리하게 인도양에서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을 돌아서 대한해협까지 달려 왔다. 러시아 함대와 싸우던 5월 27일 상황을 보면, “이때 거제, 동래로부터 동쪽으로 울릉도(鬱陵島) 앞바다에 이르기까지 뇌성 같은 소리가 연일 끊이지 않았고 일본은 우리나라에 조서를 보내 상선을 바다로 내보내지 말도록 하였다”고 매천야록에 적고 있다.

러일전쟁은 동아시아에서 식민지분할을 위한 열강간의 세력 각축의 결과였으며, 이는 한국 및 만주를 둘러싼 양제국주의 국가의 무력충돌에 그치지 않고 일본의 배후에는 영국·미국의 자본이, 러시아의 배경에는 프랑스의 자본이 각각 지원한 제국주의 전쟁이었다. 이 전쟁을 계기로 한국은 제국주의 열강의 승인 내지 묵인하에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게 되었다.

▲ 러일전쟁 당시 해전도.

거제도, 러일전쟁에 중요한 군사요충지로

"거제도의 활용에 사활(死活)을 걸 의미가 있으며, 군사적 의미가 높은 곳이다. 이번 (러일)전쟁에서 대일본제국의 승리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중요한 촉매제이다."

일본해군 대신 야마모또(山本權兵)는 러일전쟁에 있어 거제도를 장악함으로써 러시아 함대를 격파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거제도는 진해만과 가덕도로 연결되는 남해안의 요충지이자 일본해군기지로 결정됐다. 앞서 일본은 하나의 섬인 쓰시마를 나누어 거대한 운하를 건설하여 러일전쟁을 준비할 정도였다.

도고 중장은 "러일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거제도 송진포만을 중심으로 한 해군기지를 건설하여 대비했던 것이다."라고 말했다. 거제도 송진포만 해군기지는 러일전쟁을 승리하기 위한 대륙침략교두보로 전략적인 측면에서 건설되었다.

1903년 9월 30일자 군령해(軍令海) 제1호 "방비대 조례"에 의해서 '진해만 송진포방비대'를 설치함으로써 군사적 요충지임을 재확인하게 되었다. 이어 1904년 8월에는 진해만을 해군가근거지로 하기 위해서 제3 임시축성단이 파견되었고, 마쓰이(松井庫之助)공병중좌 지휘인 동 축성단은 8월 중순 가덕도와 저도에 상륙, 1905년 1월까지 포대공사를 완료했다. 축성단은 거제 송진포와 진해만을 연결하는 해군가근거지(海軍假根據地)를 설치하기 위한 전초기지였다.  <다음은 송진포 방비대와 러일전쟁>

▲ 대한해협에 있던 일본해군 함대 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