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대우 등 양대조선소가 거제시희망복지재단에 재단발전기금을 기부하겠다며 기탁증서를 전달하고도 8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아무런 후속조치가 없어 향토기업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양대조선소는 지난해 10월 거제시청소년수련관에서 시민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희망복지재단 창립 공식행사에서 권민호 거제시장에게 기금 기탁증서를 전달하고 기념촬영까지 마쳤다.

양대조선소와 함께 농협중앙회 거제시지부 등 2개 단체도 이날 기탁증서를 전달했다.

농협거제시지부(2억원 기부) 등 2개 단체는 이미 거제시희망복지재단에 일정액의 기부금을 전달한 반면 삼성·대우 등 양대조선소는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약속했던 기부금 전달을 미루고 있다.

특히 양대조선소는 기탁키로 했던 기부금 액수와 전달일정 등 구체적인 계획조차 잡지 않고 있어, 향토기업이자 대기업인 조선소가 거제시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린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게다가 삼성·대우조선측은 이날 창립총회에서 이사로 선임되고도 재단 발전과 운영에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어 곱지 않은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창립총회에 참석했던 시민 K모씨(45. 고현동)는 “거제시민들이 지켜보는 공식석상에서 거제시장에게 기탁증서를 전달하고 기념촬영까지 하며 야단을 떨더니 1년이 다 돼 가도록 후속조치가 없다는 것은 거제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다”며 “기탁증서 전달식이 생색내기용 전시성 행사에 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시민 C모씨는 “시장 공약사업이라는 이유로 재단을 만들어 놓고, 나름대로 사회공헌사업을 하고 있는 양대조선소에 손을 내미는 것은 거제시가 기업에 지나치게 의지하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회사 내부적인 사정과 예산운영 문제 등으로 기부금 전달이 늦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거제시 복지향상과 재단 발전을 위해 빠른 시일내 해결책을 찾겠다”고 해명했다.

또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세부적인 계획이 마련되지는 않았지만 사회공헌활동기금 조성 등을 통해 기부금을 전달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10월 창립한 거제시희망복지재단은 거제시 출연금 25억(2013년 5억 포함)과 농협 기부금 2억원, 희망천사 기부금과 CMS 등을 통한 자체 모금액 등을 합쳐 61여억원의 기금을 마련, 저소득층 지원사업 등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