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19일 오후 2시 음식물쓰레기 전문처리업체인 장평고개 벧엘기업 정문 인근에서 처리를 기다리며 대기중인 음식쓰레기 수거차량들.

“새벽 2시에 출근했는데, 지금 시간이 오후 2시 입니다. 처리장 앞에 차 밀린 것 좀 보십시오. 이 차들이 싣고 온 물량 다 처리하려면 저녁때나 돼야 됩니다. 한여름 땡볕에 사람을 이렇게 혹사시켜도 되는 겁니까”

지난 11년 말 음폐수 해양배출업체의 파업으로 한차례 홍역을 치렀던 음식물쓰레기 처리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번에는 거제에 단 한 곳 뿐인 처리업체(벧엘기업)에 전체 물량이 다 몰리면서 제때 처리를 못해내고, 그 여파로 애꿎은 수거차량 운전자들만 잡고 있기 때문이다.

거제시와 청소대행업체에 따르면 거제시에서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는 하루평균 80~90톤(여름기준)으로, 이를 6개 청소대행사가 지역별로 수거한 뒤 음식폐기물 전문처리업체인 벧엘기업 맡기는 방식이다. 처리업체는 음식쓰레기를 짜서 찌꺼기는 옥토비료 생산업체에 맡기고 음폐수는 하청 석포소각장에서 분사소각(하루평균 45톤) 또는 단미사료용 등으로 처리한다.

문제는 벹엘기업의 처리능력. 하루 100톤의 물량을 처리할 수 있다고 하지만, 전반적인 설비가 노후돼 있고, 음폐수의 부패과정에서 발생하는 잦은 고장까지 겹치면서 물량을 제때 처리해 내지 못하고 있는 것. 올 초까지 부산 및 고성소재 전문업체에 분산처리 할 때까지는 큰 문제가 없었으나, 4월부터 이들 외지업체들이 외부물량 반입을 중단하면서 거제소재 벧엘기업에 물량이 집중되다 보니 빚어진 현상이다.

이 때문에 음식물쓰레기 수거차량 운전자들은 새벽 2시에 출근해 아침까지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하는 고된 노동에 시달리고, 다시 처리업체 앞 땡볕에서 한나절을 대기해야 한다. 이들의 하루평균 근무시간은 줄잡아 15시간 이상. 5월부터 시작된 이같은 불편 앞에 수거차량 운전자들의 불만은 그야말로 폭발 직전이다.

청소대행업체에 근무하는 Y모씨는 “처리업체가 분산됐을 때는 아침에 곧바로 처리하고 쉴 수가 있었는데, 지금은 땡볕에서 어떤 땐 저녁까지 기다려야 할 판”이라며 “벌써 한달째 이어지고 있는 청소업체 종사자들의 이같은 고충을 시에서는 알기나하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또다른 K모씨는 “신축중인 거제시음식폐기물 공공처리시설이 시운전에 들어가는 10월까지는 이같은 고역을 되풀이 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며 “땡볕에서 하루 종일 대기한다고 연장근무수당을 주는 것도 아니다. 청소노동자들이라고 이렇게 무시하고 방관해도 되느냐”고 격하게 따졌다.

이에대해 거제시 관계자는 “음폐수의 해양투기가 금지된 이후 각 지자체마다 음식물처리에 비상이 걸려있다. 그래서 외부 물량을 받지 않으려 한다”며 “신축중인 음식폐기물 공공처리시설이 시운전에 들어가는 10월까지는 이같은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법밖에 달리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관계자는 또 “음식폐기물 물량이 많은 여름 한 달만 넘기면 처리물량 적체가 다소 진정될 것으로 예상 된다”면서도 “수거차량 운전자들의 고충을 우선 해결하기 위해 운전자들이 차량열쇠를 처리업체에 맡긴 뒤, 업체에서 순번대로 처리 한 후 나중에 차량을 찾아가는 방법을 지도하고 있고, 처리업체의 설비도 부분보완을 별도로 주문해 놓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