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한 어민들, 울며 겨자먹기식 비용부담해서야
왜 어촌계가 수익금의 절반을 가져가야 하는가?

▲ 지세포항에 위치한 선양장.

어민들의 실질적인 이용편의를 위해 국가가 만들어 놓은 선양장이 특정어촌계와 그 어촌계 소속 계원이라는 명분으로 위탁관리를 하면서 '개인 돈벌이로 전락'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선양장이란 소규모 어선 등을 뭍으로 끌어오리는 장치로 주로 배의 수리를 위한 시설이다. 수중에서 육상까지 설치된 레일에 배를 올려 모터로 배를 끌어올린다.

국가항인 지세포항(일운보건지소 옆)에 위치한 지세포선양장은 15년전 국가가 지세포항을 매립, 정비하면서 어민들의 요청을 받아 할애한 지역에 거제시가 보즈금을 투입해 레인 등을 설치한 시설로 어선을 가지고 있는 어민들이면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하라고 만들어 놓은 시설이다.

그런데 지세포항 선양장은 현재 지세포 어촌계가 개인(어촌계원)에게 위탁을 맡겨 운영하고 있고, 시설을 사용하는 어선에 대해 정해진 사용료를 받고 있다. 3일 기준 3톤 미만의 어선은 12만원, 3톤 이상은 15만원의 사용료를 받고 있다. 특히 10톤 배는 50만원이라는 사용료를 받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그것도 3일 기준이 아닌 1시간만 사용해도 50만원의 사용료를 다 내야 해 이용 어민들이 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확인결과 받은 사용료의 절반은 어촌계에서 가져가고 나머지 절반은 위탁을 맡은 개인이 가져가고 있다는 것. 공익적인 목적으로 사용되야 할 선양장이 개인이 운영하는 수리조선소보다 더 많은 사용료를 받고 있는 셈이다. 개인 수리 조선소인 장목조선소의 경우 3톤 10만원, 5톤 15만원, 10톤 20만원의 사용료를 받고 있다. 어민들의 입장에서는 장목이나 통영으로 가면 싸지만 왕복 기름값이나 시간 등을 고려하면 더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지세포 선양장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 심하게 녹이 슨 레일이 배를 올릴때마다 바다에 들어갔다 나온다

당초 항만청이 어민들을 위해 이 구역을 할애한 것은 어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어촌계가 일정부분의 이윤을 챙겨가므로 해서 위탁관리업자도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하소연을 하고 있는 터라 어촌계가 자신들의 몫 만큼 이라도 어민들에게 혜택을 준다면 어민들에게 직접적인 수혜가 될 것이나 현실은 이와 다르다는 것이다.

또한 해양 오염의 우려도 있어 더욱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 바다에서 기껏 5~7m 육지로 끌어올린 어선에 도장작업을 진행하면 페인트 잔존물 가루 등이 바다로 흘러드는 것은 당연하다. 심하게 녹이 슨 레일이 계속해서 물속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하며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기도 하다. 바다를 더 살펴야 할 어촌계는 이러한 환경 예방에 대한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어민 ㄱ씨는 "부당한 요금 강요에 억울하고 따지고 싶지만 어선이라는게 어쩔 수 없이 시급하게 선양장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부당해도 어쩔 수 없이 사용하고 있다"면서 "분명 국가에서 모든 어민이 자유롭게 사용하라고 만들어 놓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촌계나 개인이 폭리를 취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ㄱ씨는 "국가항 관리가 거제시인지 경남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거제시 항만에 위치한 시설인데 기본적으로 거제시가 관리하고 실태를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지세포 뿐 아니라 다른 항만의 선양장들도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동해어업관리소 관계자는 "지세포항에 만들어 놓은 선양장은 어민들이 누구나 편리하게 사용하게끔 하기 위한 시설"이라며 "이 시설을 특정인이 돈을 받고 사용케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한편 거제시 해양항만과 확인결과 국가어항이기 때문에 거제시 관리가 아니다고 하면서 지난해 억대의 시비로 레일 공사를 해 준 것으로 나타났다.

거제시 관계자는 "시비로 해 줬다고는 하는데 관련서류를 아직 찾지 못해 정확하게 답변할 수 없는 상태"라며 "하지만 지세포항은 국가어항이기 때문에 동해어업관리소에서 관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