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상준 차장

지금 전국은 35도가 넘는 불볕더위가 지속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폭염과 열대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이상 기후로 인해 연평균 기온이 상승하면서 특히 여름철에는 전력수요량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전력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실정이다. 표면적인 이유는 원전비리 사건이지만 근본적인 것은 장래 예측 및 사전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언론 및 기상 전문가들은 한반도의 기후가 점차 아열대성으로 변해가고 있으며 변화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고 한다. 금년 여름철 날씨만 봐도 예전과 다른 기후 변화를 피부로 체감할 수 있다. 우리나라 중부지방은 장마로 인한 수해로 고통을 받는 한편 제주도를 포함한 남부지방은 가뭄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현재 한반도의 기후 변화는 누구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는 독특한 특성을 가지게 되었다. 강우 패턴 또한 예전과 달리 예측이 불가능 정도로 다양해진 양상이다.

집중호우라는 말은 1950년대 일본 <아사히신문>에 처음 등장한 뒤 기상용어로 자리잡았다. 명확한 정의가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시간당 30㎜ 이상 또는 하루 80㎜ 이상의 비가 내리거나 하루에 연강수량의 10%가 내릴 때를 가리킨다. 우리나라 여름철 강수량은 1980년대 700㎜ 이하에서 2000년대에는 750㎜ 이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시간당 30㎜ 이상의 집중호우 횟수는 1980년 56.4회에서 2000년대 78회로 증가율이 강수량 증가량보다 커 40%에 육박한다. 2011년에는 132회로 급증하기도 했다. 심지어는 시간당 강우량이 100mm가 넘는 게릴라성 폭우는 간간히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기후 변화는 전국의 다목적댐을 관리하는 K-Water 입장에서는 효율적인 수자원관리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으며 관리의 중요성 또한 점차 커져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이란 것은 너무 과해도, 너무 부족해도 안되기 때문이다. 언론에서는 50년 또는 100년에 한 번 발생할 수 있는 빈도의 가뭄이니 홍수이니 하는 말을 많이 한다. 문제는 이러한 예기치 못한 가뭄이나 홍수가 기상이변으로 인하여 앞으로 더 빈번히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연 우리나라는 이에 대해 얼마나 대비 되어 있는가? 현재 수량 확보를 위해 막대한 자금이 투자된 4대강 사업이 기후변화에 대비한 수자원 수량관리 또는 재해방지라는 큰 그릇은 못 본채 낙동강에 발생된 조류 현상 때문에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조류라는 것은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건강에 유해한 물질은 아니다. 자연스러운 생태계 순환의 일부분인 것이다. 기온이 올라가고 일사량이 충분하면 영양염류가 있는 물에서는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강물이 정체되어 있으면 조류 발생량이 증가된다는 주장에 대해 잘못되었다고 말 할 수 없다.
하지만 수자원관리에 있어서 수량확보는 치수(治水)의 기본이다. 조류발생의 단면으로 수자원관리사업 전체를 질타하기보다는 조류발생에 대한 효과적인 대처방안마련을 통해 보다 효율적인 수자원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힘을 보태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위기가 곧 기회이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 모두가 현재 겪고 있는 여름철전력란은 어쩌면 우리나라 수자원 관리 현실과 미래에 향한 경고의 메시지일 수 있다.
인간은 물 없이는 하루도 버티기 힘들다. 여름철 “전력 대란”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국민적 관심과 격려로 기후 변화에 따른 “수자원 문제”에 현명하게 대처할 방안마련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우리에게 물이 어떠한 의미인지 돌이켜 보며 물로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국민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