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들의 편의를 위해 국가가 만들어 놓은 선양장이 특정어촌계의 돈 벌이로 전락했다는(7월26일자 '어민 위한 선양장 개인 돈벌이로 전락?') 본사 기사와 관련, 문제가 개선되기는 커녕 선양장의 횡포가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50만원을 주고 선양장을 이용했던 9.7톤배를 가진 A씨는 본사 보도 이후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본사 기사의 영향으로 선양장을 이용하지 못한다며 선의의 피해를 입게됐다며 본사에 불만을 제기해 왔다. A씨는 추석연휴 전날인 지난 17일 배 스크류 고장으로 급하게 지세포 선양장을 찾았으나 시설 이용을 거절 당했다.

9.7톤짜리 배( 어선법상 10톤 미만은 소형어선으로 분류됨)는 너무 커서 위험하기 때문에 배를 선양장에 올리지 못한다는 것이 이유다. 지금까지 50만원이라는 비용을 주며 배를 선양장에 올려왔던 A씨는 당황하기 짝이 없었다. 수차례 급한 배 수리를 위해 올려달라고 해 봤지만 소용이 없어 결국 A씨는 통영까지 가서 배를 수리했다.

지세포 선양장

A씨는 "50만원이나 되는 돈을 받고 불과 몇 분 만에 수리를 완료하는 경우에도 비싼 돈을 받을 때는 선양장을 이용하게 하더니, 보도기사가 나간 후에는 돈을 비싸게 받을 수 없게 되자 이제는 위험하다는 이유로 선양장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말이 되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어민이나 소형 선박을 가진 시민이면 누구나 편리하게 사용토록 만들어 놓은 선양장을 위탁관리자가 마음대로 운영하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위험해서 배를 못 올릴 것 같았으면 지금까지 두 차례나 올려주었던 이유는 뭐냐"고 되물었다.

이에 지세포어촌계 관계자는 "당시 9.7톤 배를 올릴 때에도 상당히 위험했다"면서 "하지만 선주가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해 인지상정상 안올려 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예전에는 와이어를 사용해 한명만 있어도 10톤까지 배를 올릴 수 있었지만 지금은 밧줄로 바꾼 상태라 혼자서는 올릴 수도 없다"며 "위험한데 무작정 올릴 수는 없지 않느냐"고 해명했다.

공공시설물 이용을 위탁관리자 마음대로?
이에 대해 선양장 조성에 대한 취지나·관리권이 도마에 올랐다.

동해어업권관리단에 따르면, 최초 선양장은 지난 2006년 마산지방해양수산청이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리에 위치한 지세포항(국가어항) 건설 기본시설 공사를 하며 만든 것이다. 지세포항은 1971년 국가어항으로 지정된 이후 1988년 기본시설계획 수립해 총사업비 446억원을 투입해 방파제 450m, 파제제 450m, 물양장 728m, 선착장 208m, 호안 240m, 선양장 30m 등의 기본시설을 완공함으로서 넓은 항내수면적(120만㎡)이 확보되어 기상 악화시 외래어선의 대피항 역할은 물론 효율적인 어업활동과 쾌적한 환경조성으로 어업 생산성 향상과 어업인 소득 증대를 목적으로 조성됐다.

이후 국가기관 업무가 바뀌면서 지금은 동해어업관리단에서 업무를 맡고 있다.

동해어업관리단 관계자는 "선양장의 경우 소유권은 동해어업관리단이지만 관리운영 업무는 지자체인 거제시에서 하고 있다"며 "거제시에서 운영방침 등을 결정해서 어민들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거제시는 선양장과 관련한 어떤 자료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지난 2009년경 거제시가 세외수입으로 잡은 일운면 원유비축기지 공사와 관련된 버럭대금 중 8000천여 만원 일부가 이 곳 선양장 레일 등 공사에 투입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이와 관련한 서류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것.

당시 어촌계장은 거제시비로 해 줬다고 하고, 당시 항만과 담당자는 일운면 버럭대금으로 공사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일운면 버럭대금을 관리하고 있는 도시과 행정계 담당자는 선양장 보수나 공사명목으로 나간 돈은 없다고 밝혔다. 물론 현재 해양항만과에서는 오래된 자료라 확인하기 힘들다고 답했다.

하지만 버럭대금일지라도 성격상 전체 일운면민의 돈으로 특정 어촌계를 위한 목적으로만 사용될 수 없는 돈이다

취재중 이와 같은 과정을 확인한 이유는 선양장의 공공성에 대해 확인하기 위해서 였다. 지세포 선양장 문제를 취재과정에서 어촌계측은 큰 돈도 안되는데 말썽만 인다고 발언한 것이 과연 선양장을 어촌계 돈벌이로 하기 위해 국가에서 만들어 준 것인가에 아니면 어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하게 하기 위한 목적인가에 대한 공공성이 확인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국가가 거제시민이면 누구나 편리하게 사용케 하려던 목적이면 현재 선양장을 관리하고 있는 어촌계에서 50만원의 돈을 받았을때는 선양장을 사용케하고 문제가 되니 위험하다고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관리자의 횡포라는 지적에 힘을 실어주는 셈이다. 

거제시 관계자는 "결론적으로 선양장의 관리 업무가 어디에 있냐를 떠나 거제시에 위치한 분명한 공공시설이기 때문에 이 같은 민원이 일지 않도록 어촌계에 경고 조치를 할 것"이라며 "개선되지 않을 경우 관계 관청을 명확히 찾아서라도 선양장 허가를 연장해 주지 않도록 할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민원인 측의 경우처럼 위험하다면 처음부터 배를 올려주지 말아야 할 것이고 올려줬다면 앞으로도 올려줘야 하는데 어떤 경우든 관리인에게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어 진다"며 "거제시가 이미 어촌계에 공문도 두 차례나 보냈고, 명확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물 위에서 페인트 칠, 녹 긁어내기 등 해양환경 오염 우려
한편, 지난 24일 거제시 해양항만과 담당자와 동행해 선양장 현장을 둘러보니 심각한 해양오염도 감지돼 관리감독 또한 절실했다. 선양장에 올린 소형선박들은 별도의 안전장치 없이 페인트 칠과 더불어 배 밑 녹을 긁어 곧바로 바다로 흘러보내고 있었다.

선양장 바로 옆에는 통영해양경찰서 초소가 위치해 있어 선양장에서 심각한 환경오염 행위가 일어나고 있음에도 무관심으로 방치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배 밑 녹을 긁어 곧바로 바다로 떨어뜨리고 있다.

분진망 등 아무런 안전조치 없이 페인트 칠을 하고 있다/ 여기에 사용되는 도료가 조선소 등에서 사용을 금하고 있는 도료 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